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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딸, 가문의 영광 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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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6일 오후 6시 30분 3호선 양재역 근처 강남 메인타워 15층 화창이벤트에서 김영삼-현미진 부부의 첫딸 김연수 아기가 첫돌을 맞아 그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약 2시간 가량 치러진 조촐한 첫돌잔치에는 가족, 친지, 가까운 선후배 동료들이 모여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죠.
원래는 휴일도 아니고 해서 아는 분들께 부담이 될 것 같아 가족, 친지들만 모여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었으나 김영삼 7단이 워낙 마당발인 관계로 여기저기로 솔솔 정보가 새어나가 결국은 ‘편하게 기꺼이 와줄 수 있는 사람만 부담 없이 와주는’ 그런 잔치가 되었다죠?
이곳, 참 괜찮더군요. 크진 않지만 인테리어도, 음식도 깔끔한 데다 하루 한 가족만 유치해 편안하게 남의 눈치 안 보고 하객들과 오붓하게 잔치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객들의 식사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갈채 속에 김연수 아기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편집한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비치고 드디어 메인이벤트가 시작됐습니다. 아기 앞에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실, 이다음에 돈 많이 벌어 부자되라는 1만원권 지폐 한 장, 공부도 잘 하면 더욱 좋으니 연필도 빠질 순 없죠.
 그런데 어라? 프로무대에 데뷔하자마자 1천만달러나 벌어들인 골프천재 미셸위가 부러웠나요? 골프공도 놓여 있네요. 그런 마당에 엄마, 아빠가 몸을 담고 있는 곳 프로바둑계를 상징하는 바둑돌이 빠져선 안되겠죠?
아기가 뭘 쥐길 원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빠는 우물쭈물하다가 다소(실은 매우 많이) 동료 프로들이 주류를 이룬 하객을 의식한 듯 ‘바둑돌을 쥐길 원한다’고 말했으나 뒤이어 ‘그렇지만 아빠처럼 되지 말고 이창호처럼 되길 바란다’는 말로 속내를 드러내 좌중에 웃음폭탄테러를 감행했습니다. 부창부수라죠? 엄마는 ‘돈과 바둑돌을 쥐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씀을. 뭐, 돈 많이 버는 프로기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니 아빠 말이랑 다를 게 없군요.
김연수 아기는 효녀의 자질이 보이더군요. 처음엔 다른 걸 쥐고 싶었는지, 골프공이나 실을 툭툭 건드리더니만 결국은 엄마, 아빠의 바람대로 바둑돌을 쥐었습니다. 아기가 무엇을 쥘 것인지 맞춘 하객 가운데 두 사람을 추첨해 상품을 주는 보너스이벤트가 있었는데요, 여기서는 ‘원조 꽃미남’ 윤성현 9단이 당첨돼 희희낙락했습니다만 흐흐흐 세상사가 다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또 다른 당첨 여성 한 분과 손을 잡고 ‘연수야 사랑해’라며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가 당첨옵션으로 붙어있었거든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죠.
아, 이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네요. 마지막 무대를 빛낸 하이라이트는 엄마가 ‘곰 세 마리’ 노래를 하고 아빠가 율동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런, 아빠가 조금 비겁했습니다. 수십만 청중을 앞에 두고 ‘우리 갱제···, 학실히···’를 자신만만하게 외치던 그분의 이름값을 하셨어야죠. ‘난, 절대 못해요!’라고 버티는 바람에 엄마가 희생양이 됐습니다.
 가상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빠답게 노래는 끝까지 잘 하더군요. 압권은 애교만점의 율동. 마지막 ‘뚱뚱한 아빠곰, 더 뚱뚱한 엄마곰'을 부를 때 엄마가 슬쩍 보여준 S라인의 율동이었습니다. 와우~~ 단아한 한복차림에 손동작만으로도 그런 율동이 가능하다니 양재호 9단은 ‘이 장면이 압권이었다’며 감탄하더군요.
원래 엄마곰은 날씬하다고 불러줘야 맞는데 비겁한 아빠가 가사를 슬쩍 바꾸더군요. 요즘 맞고 사는 남편도 많다는데 집에 가서 얻어맞지나 않을지 걱정됐습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가족, 친지, 하객이 모여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던, 정말 즐거운 돌잔치였습니다. 아무쪼록 김연수 아기가 예쁘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서 이창호 9단 부럽지 않은 최고의 여기사가 되길 바랍니다.
팬 여러분도 모두 축하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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