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제는 승부를 즐겨라!

이창호, 이제는 승부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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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이제는 승부를 즐겨라!

2006-02-28 프린트｜스크랩

일념으로 몰입한 일의 예감과 징후는 그렇게 나타나는 것일까. 대회기간 내내 두통처럼 끈끈하게 달라붙어있던 불안은 기어코 현실이 돼버렸다. 이창호의 승리, 한국의 7연속 우승을 학수고대하던 팬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내게는 일찌감치 ‘한국의 농심 신라면배 7년 연속 우승 실패, 이창호 첫 패배’에 대한 예감이 찾아왔었다.

사실, 2차전까지의 승수로만 보면 이번 대회의 한국팀은 가장 안정적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10월에 막을 올린 베이징 1차전에서 류재형 7단이 1승을 기록한 것은 예년과 비슷한(?) 성적이었고 11월 부산의 2차전에서 조한승 8단과 원성진 7단이 거둔 합작 3승은 모처럼의 풍작이었다. 무엇보다 조한승의 활약이 돋보였다. 베이징의 개막식 전야제에서 ‘이번만큼은 이창호 사범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했던 조한승은 부산에서 생일을 자축하는 연승으로 멋지게 약속을 지켰고 한국은 ‘꽃보다 남자’의 달콤한 연승에 기대어 2차전을 선두로 마무리했다. 부산 2차전까지 3국의 종합전적은 한국 4승, 일본 3승, 중국 3승. 한국은 연승의 상승기류를 탄 조한승과 농심 신라면배 30연승(예선 16연승, 본선 14연승)의 무결점 신화를 쌓아온 이창호가 남았고 중국은 1차전 첫 대국 부전 티켓을 뽑은 행운으로 창하오(常昊) 9단과 콩지에(孔杰) 7단이 잔류해 우승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었다. 올해부터 적용된 국적별 출전제로 인해 순수 일본 프로들로만 팀을 구성하게 된 일본은 요다 노리모토(衣田紀基) 9단 홀로 남아 ‘국적별 출전제로 일본은 가장 약한 팀을 구성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자들의 예상을 충족시켰다(마지막엔 멋들어지게, 정말 멋들어지게 예상을 뒤엎었지만 말이다). 2차전이 마무리될 무렵 시리즈의 분위기는 ‘한국의 무난한 우승’이었는데 지난 6년간의 통계나 남은 기사들의 성적을 볼 때 그런 관측자들의 예상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줄곧 이상한 불길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것은 최근 한 달간 나를 혹독하게 괴롭혀온 오한 동반의 독감만큼이나 집요했다. 한국은 6년 연속 우승을 이어왔지만 결코 여유 있는 승자는 아니었다. 특히 제5, 6회 대회 때는 초반의 승리가뭄에 시달려 1차전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최악의 기록으로 스타트라인을 끊었다. 한국이 2년 연속 그런 초반의 열세를 딛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종반의 사신(死神)’ 이창호 때문인데 최초의 불안한 징후는 바로 그 이창호로부터 흘러나왔다. 2월 11일 합천에서 속개된 제49기 국수전 도전3국에서 격전 끝에 최철한 9단을 물리친 이창호는 관계자, 팬클럽 ‘두터미’ 회원들과의 뒤풀이자리에서 농심 신라면배 상하이 3차전을 화제로 올리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승이가 (상하이에)가서 두 판 이긴 뒤에 지는 게 저한테는 제일 부담이에요. 다 이기거나 한 판만 이기면 그래도 부담이 좀 덜한데···. 두 판 이기고 딱 한 판만 남으면, 한승이한테 미안해서 제 부담이 커지죠.” 사람들은 그냥 가볍게 흘리는 말, 농담쯤으로 알아들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창호는 도덕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 비슷한 책임의 강박관념이 매우 강한 사람이다. 개인전보다 농심 신라면배 같은 단체전 특히, 마지막에 나서는 주장전일 때 그는 120%의 능력을 발휘한다. 지난해 홀로 남아 눈부신 5연승 스퍼트로 우승을 견인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단체전일 때 항상 ‘기대하는 동료들을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책임 강박증에 시달린다. 합천에서 흘린 ‘한승이한테 미안해서 부담이 크다’는 말에도 같은 의미가 담겨있다. 꼭 일년 전인가보다. 춘란배 우승컵을 안았을 때 저녁자리에서 ‘개인전 우승과 단체전 우승 중 어느 쪽이 더 기쁘냐’는 조금 짓궂은 질문(개인전 상금이 훨씬 크니까 그 쪽이 더 기쁘지 않겠느냐는 뉘앙스가 실려 있었다)을 했었는데 이창호는 매우 진지한 답을 주었다. “상금이 큰 개인 토너먼트 세계대회 우승이 더 기쁘다는 게 솔직한 얘기겠죠. 그렇지만 마음 편하기로는 단체전 우승 때가 훨씬 큽니다. 토너먼트 세계대회의 패배는 이창호 개인의 패배니까 혼자 아파하면 그만이지만 단체전에서 지면 기대했던 동료들이 모두 낙심하게 되잖아요. 우승을 하면 그런 부담을 모두 내려놓게 되니까 정말 마음이 편해요.” 상금이 큰 개인전 우승의 기쁨보다 상금이 적더라도 단체전 우승의 마음 편함이 우선이다. 과연, 책임의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다운 말인데 합천의 국수전 뒤풀이자리에서 이창호가 흘린 말은 예언이 돼버렸다. 이창호보다 한발 앞서 상하이에 도착한 조한승은 중국바둑의 상징적인 존재 창하오에게 역전승을 거둔 뒤 요다에게 패해 이창호의 역할을 1승으로 맞춰놓았다.

이창호의 말처럼 두 판을 이긴 뒤 딱 한 판을 남겨놓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요다와 콩제의 승자 중 한 사람만 이기면 되니까 이창호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던 ‘딱 1승의 역할’이 남겨진 것인데 그 과정이 마치 이 시리즈의 운명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22일 요다전을 마치고 검토실로 넘어온 조한승은 ‘한번도 나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지나친 낙관을 자책했다. 실제로 그랬다. 창하오와의 대국과는 달리 요다전은 초반부터 낙승무드로 풀려나갔다. 한중 양국 검토진이 모두 종반전에 들어설 때까지 ‘조한승이 질 수 없는 바둑’이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그런 바둑을 졌다. 비로소 와후쿠(和服)을 입고 등장한 요다에게서 96년 제1회 삼성화재배 우승의 강미(强味)가 풍겨 나왔다. 아, 잊고 있었다. 그는 결코 무시해도 좋을 약자가 아니었다. 요다는 기(氣)가 강한 승부사다. 장작을 패듯 바둑판 위에 돌을 내리꽂는 외양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가 애용하는 부채의 휘호를 보면 그 정신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이치고이치에(一期一會)’, 다시 오지 않을 단 한번의 기회. 그것이 승부에 임한 요다의 마음가짐이었을 것이다. 23일 요다- 콩제전에서 불길한 예감의 실체가 뚜렷한 형상을 드러냈다. 종반까지 엎치락뒤치락하던 박빙의 승부였는데 승리의 기회는 콩제에게 먼저 다가왔다. 그것도 한눈에 잡아낼 수 있는 필승의 기회. 한중 양국 검토진은 아마추어라도 쉽게 볼 수 있는 중앙의 끼우는 한 수를 보고 콩제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것은 상징적인 존재 창하오를 기꺼이 먼저 내보낸 중국의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비록, 창하오가 1승도 올리지 못했으나 대 이창호전 2승 1패를 기록중인 콩제를 뒤로 돌려 주장으로 배치한 전략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인간의 시나리오를 외면했다.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항상 최약체로 지목돼온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게 승리의 여신이 정해놓은 이 시리즈의 운명이었다. 콩제는 아마추어라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중앙의 끼움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콩제가 다른 곳을 두는 순간 동시에 한중 양국 검토진에서 ‘으악!’하는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곳은 콩제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대국이 끝나고 복기 검토에서 왕루난(王如南) 중국기원 원장이 이 수를 지적하자 요다는 깜짝 놀라며 왕 원장을 쳐다봤고 콩제는 침울한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운명의 24일 오후 1시. 마지막 날의 대국시간은 상하이TV의 방송 스케줄 때문에 1시간 앞당겨졌다. 어쩌면 그것조차 불길한 운명의 전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창호는 22일 오후 5시쯤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으니 약 이틀의 휴식을 취한 셈인데 남은 상대도 단 한 명뿐이라 예년보다는 분명히 여유가 있는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했다. 문제는 모처럼 후배들이 만들어준 이 ‘단 한명만 상대하면 된다’는 상황의 여유가 이창호의 새로운 부담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창호가 기록한 5연승의 배경은 어떤 것일까. 이창호처럼 책임의 강박관념이 강한 타입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해내야 할 몫이 많을수록 마음의 부담이 작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리 이창호라도 5연승은 무리가 아닐까’라며 우승을 기대하지 않고 있으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져도 동료들이 크게 낙심하진 않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팽팽한 승부의 긴장을 이완시켜준다. 제6회 대회는 그런 상황이었다. 김인 단장은 마지막 라운드의 임전소감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선수단은 우승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적 화법을 동원한 위장전술(?)을 펼쳤는데 이창호는 담담한 표정으로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의 우승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팬들의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현실의 인식이 ‘가진 내 기량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평상심(平常心)을 이끌어낸 것이다.

당시 중국 언론은 이창호의 5연승 우승을 삼국지에서 조조의 다섯 관문을 돌파하며 유비에게로 돌아간 관운장의 ‘오관참장(五關斬將)’에 비유했고 이백(李白)의 시 촉도난(蜀道難)의 한 구절을 차용해 ‘일부당관 만부막개(一夫當關萬夫莫開)’,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니 천군만마가 소용 없구나’라고 한탄했었다. 22일 호텔에 도착한 임선근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가진 불안함을 토로했다. ‘마지막 대국에 나선 이창호의 조건과 상황은 분명 예년보다 낙관적인데 온몸에 들러붙는 느낌이 지금까지 겪어온 어떤 해보다 불안하다’고. 어쩌면 나는 무의식 중에 6년 동안 곁에서 지켜봤던 이창호의 승리에 대한 부담, 그 과중한 스트레스가 이쯤에서 무너지기를 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창호를 지켜본 동생 이영호 씨는 주장전이 끝날 때마다 방으로 돌아와 실신하듯 침대에 쓰러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내게는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세계최고의 승부사가 아니라 저렇게 살아야만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저 안쓰러운 형일 뿐’이라고 한다. 체구가 커서 출산 때 어머니를 애먹일 만큼, 어린아이 때는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에 나가 상을 탈 만큼 우량아였고 초등학교 때까지 삼형제 중 가장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던 이창호가 지금은 가장 왜소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가 바둑이라는 승부에 전력으로 쏟아 붓고 있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 비하면 어렸을 때부터 하도 많이 무거운 바둑책을 들고 봐서 손가락이 굽었다는 우칭위엔(吳淸源) 선생의 일화는 차라리 동화에 가깝다. 이창호의 패배가 내게도 가슴 저리는 아픔을 안겨준 것을 보면 평소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나 역시 이창호의 불패신화에 감염돼있었던 모양이다. 승부의 내용이야 바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인터넷이든, TV방송이든 중계를 보셨을 테니까 여기서 다시 그 과정을 일일이 되새기기는 싫다. 백을 쥐어 초반에 대마를 죽였고 173수만에 돌을 거뒀다. 대 요다 상대전적은 8승 9패가 됐고(이벤트 성향이 강한 승부였던 2004년 타이다배를 제외하면 7승 9패) 6년 연속 이어져온 한국의 우승은 이창호의 첫 패배와 함께 멈춰졌다.

이번에도 상하이까지 날아와서 응원을 펼친 이창호의 특별한 팬클럽 ‘두터미’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무너지는 모습을 봐야 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사업가 ‘백호은침’님은 차라리 다행이다. 어머님 생신에 맞춰 부산으로 가느라 이창호의 대국을 보지 못해 현장에서 이창호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는 괴로움을 피할 수 있었으니까(대회 기간 내내 선수단을 보살펴주신 일, 작은 공간에서나마 감사 드린다). 멀리 시안(西安)에서 달려온 ‘푸른옥돌’님, 서울에서 날아온 바둑문화원의 김재한 실장님. 모두 자신이 무너지는 것처럼 안타까워 하고 아파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가장 아픈 사람은 이창호일 것이다. 대국이 끝난 뒤 승부의 열기와 패배의 고통으로 검붉게 달아오른 얼굴(대국 중 자주 세수를 해야 할 만큼 열이 많다), 그 위로 폭죽처럼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복기를 하고 있었으나 곱게곱게 아껴 입었던 단 한 벌뿐인 흰옷 위에 흙탕물이 튄 것 같은 최초의 패배를 어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첫 우승을 향한 희망으로 한껏 고무됐던 중국은 또 한번 가장 먼저 탈락하는 고배를 삼켰고 팬들조차 우승을 거론해본 적이 없는 일본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은 인간세계를 조롱하는 신의 시나리오, 내심 일본을 뒤로 제쳐두고 한중 양국의 경합으로 생각해온 많은 사람들을 비웃는 승부의 절묘한 아이러니였다. 중국기원의 왕이(王誼) 외사부장이 대국실로 들어와 이창호와 요다에게 공개해설장으로 이동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창호는 다시 한번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고 요다는 후지사와 카즈나리(藤澤一就) 단장과 함께 공개해설장 무대 위에 올라 농심의 박준 사장으로부터 우승컵과 상금보드를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후지사와 단장은 그때까지도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우승 인터뷰 현장에서는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요다의 우승자 인터뷰에 모여든 기자는 불과 넷. 수십 명이나 되는 신문, 방송 기자들은 그 시각 이창호를 에워싸고 패배의 변을 종용하고 있었다. 패자는 입이 있어도 할말을 잃는 법. 그렇지 않아도 말 한 마디를 황금처럼 아끼는 이창호로서는 더더욱 괴로운 일이지만 기자들의 많은 질문에 일일이 성의 있게 답을 주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최고 승부사로서의 위상과 인격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창호’라고 말할 것이다. 그는 승부에서 패해도 기자들이 에워쌀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농심 박준 사장이 초대한 저녁만찬에 참석한 이창호의 얼굴은 많이 피곤해보였으나 마지막까지 관계자, 기자들에게 웃음을 보여주었다. 바둑애호가이기도 한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기원 아마6단증을 받았다. 관심 있는 분들께 살짝 귀띔하자면 포석, 정석의 절차를 무시로 생략하는 공포의 힘바둑이다. 만찬이 파하고 호텔로 돌아온 이창호는 관계자, 기자들과의 뒤풀이를 피하고 동생 영호 씨와 함께 휴식을 취하다가 창하오로부터 한 통의 위로전화를 받았다. 마침 나도 이창호의 방으로 전화를 넣어 예정하지 않았던 술자리가 생겼다. 창하오는 이 자리에서 ‘바둑판 앞에 앉으면 이창호도, 요다도 모두 적이지만 나는 이창호를 정말 좋아한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특유의 수줍은 미소로 답하는 이창호와 잔을 마주치며 ‘대국이 끝난 뒤 얼굴을 보니 많이 피곤해보였다. 고단하지는 않냐?’며 묻는 말 속에는 끈끈한 우정이 담겨 있었다. 때로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때로는 승부사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했지만 바둑판 바깥의 그들은 정말 좋은 친구였다. 나는 이창호에게 ‘이국수는 그동안 팬들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충분히 했다. 이번 패배를 너무 아파하지 말고 이제는 이국수가 생각해왔던 대로 정말 승부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잔을 들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그것은 이창호 자신이 한 말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뼈저린 패배의 아픔까지도···. 그것은 나 자신과 이창호를 포함한 모든 인생의 승부사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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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향이

｜ 2006-03-01 오전 12:37:00 [동감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