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득진, 평범한 안정의 비범한 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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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득진, 평범한 안정의 비범한 힘에 대하여-

2005-06-17 프린트｜스크랩

햇살 눈부신 날은 맑은 눈의 소년과 같고 잿빛 구름 낮게 엎드린 흐린 날은 침착한 중년남자와 같다. 화창한 날에는 공연히 가슴이 설레고 흐린 날에는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6월 15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날이 흐리다. 하늘도, 구름도 모두 엷은 잿빛이다. 기자는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다 좋아하지만 이런, 흐린 날을 조금 더 사랑한다.

흐린 날에 대기를 달리는 키 작은 바람은 수초 사이를 한가롭게 유영(遊泳)하는 물고기와 같다. 비라도 품은 듯 낮게 깔린 구름 사이사이로 싱싱한 비린내를 풀어놓는다. 이런 날 오후, 마음 편한 상대를 만나 가벼운 식사를 하고 차 한잔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은 꽤 행복한 일이다. 시청 프레스센터 앞에서 만난 청년, 옥득진 2단은 그런 상대였다.

프레스센터 뒤쪽 골목 끝에 앉은 ‘이북 손만두집’은 겉보기는 허름하지만 왕만두와 얼음이 동동 떠있는 김치말이밥으로 유명짜한 명소. 이곳에서 옥 2단과 왕만두, 김치말이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KT배 왕위전 도전기 소식에 ‘옥왕’이라는 애칭이 떴다. 왜 옥왕(玉王)일까. 예선전부터 돌풍을 일으킨 도전자 옥득진(玉得眞) 2단이 왕위전(王位戰) 도전1국에서 천하의 이창호 9단에게 패배를 안겨주는 ‘큰일’을 저질렀으니 쉽게 그런 애칭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옥(玉)과 왕(王)이, 문자의 형상으로 보나 그 귀한 뜻풀이로 보나 제법 어울리는 그럴 듯한 조합인 것만은 분명하다.

모두가 놀랐다. 어떻게? 젊은 프로들은 한창 성적을 내야 할 시기에 군문(軍門)으로 들어서는 일을 상당한 시련으로 여긴다. 규칙적인 육체의 단련이 안겨주는 물리적 고통이나 심신의 속박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국적까지 포기할 만큼 이기적이고 나약한 현대판 귀족의 자제들이나 갖는 이유다. 젊은 프로들에게는 바로 이 시기가 정상의 일류기사로 도약하느냐, 평범한 기사로 남느냐를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잘 안다. 정상 도전의 가능성을 보였다가 군대를 다녀온 이후 그저 그런 강자 정도로 주저앉은 기재가 어디 한, 둘이던가. 그래서 더욱 놀랍다. 입대 이전의 옥득진은 정상도전의 가능성을 가진 신예들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는 존재였다. 아니, 너무나 평범해서 기자들의 눈에는 거의 띄지 않았던 존재라는 표현이 더 가까울 것이다. 신예들은 의욕 넘치는 입단 초기의 성적이 비교적 좋은 편인데 옥득진은 입단 첫해부터 지금까지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적이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바둑계를 뒤흔들어놓은 왕위전 9연승(도전1국 대 이창호전 승리 포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찾고자 그의 입단 이후 성적을 정리하면서 그 평범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1999년(입단)- 13승 10패, 2000년- 24승 18패, 2001년- 16승 19패, 2002년(입대)- 21승 14패, 2003년- 3승 2패, 2004년- 6승 4패, 2005년(전역)- 15승 8패. 통산 98승 75패, 승률 56.6 %. 이것이 전부다. 단숨에 정상의 무대 위로 뛰어오른 도전자의 전력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기록이다.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면 딱 하나. 기자가 농심 신라면배 관전기자였기 때문에 기억 속에서 건져올릴 수 있었던 기록이 있다. 입대 2개월 전 2002년 7월 22일, 제4회 농심 신라면배 예선결승 대 조훈현 9단전. 옥득진은 이 대국에서 자신이 가진 최선의 기량을 펼쳐 조 9단을 벼랑까지 몰아붙였다가 끝내기 단계에서 역전패했다. 패국(敗局)을 두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그 한판이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조훈현이라는 당대의 거장을 상대한 승부의 내용 때문이다.

그때 옥득진이 보여준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대국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당시의 정황이 그랬다. 그에게는 입대 전의 ‘마지막 승부’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조훈현이라는 거함을 침몰 직전까지 몰아쳤으나 그 뒤로 생애 첫 ‘국가대표기사’라는 영예를 거의 손아귀에 넣었다가 놓쳐버리는 참담한 결과가 안겨졌다. 기자가 이 대국이 있었던 특별대국실로 들어섰을 때 조 9단은 보이지 않았고 그 혼자 텅 빈 대국실 한쪽 구석에 서서 허탈한 표정, 가라앉은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난데···. 응···. 졌어···. 나올래? 내가 저녁 살게···.”

어디 밥뿐일까. 소주 두 잔의 주량이지만 술이라고 마다할까. 누구든, 그 괴로움을 함께 나누어가질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것이 기자가 아는 그의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었다’고 할 만큼 평범한 성적을 보여주던 신예가 ‘정상을 꿈꾸는 신예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병역생활의 문을 나서자마자 도전무대 위로 뛰어올랐다.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도대체 그의 병영생활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졌다.

혹시, 누군가의 도움으로 부대 안에서 바둑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옥득진은 이 질문에 '바둑공부요?’라며 픽, 웃는다. 뒤이은 말을 들어보니 웃은 이유를 알겠다. 복무한 곳이 대전교도소란다. 2002년 10월 14일에 입대해서 2004년 11월 6일에 전역했으니 꼬박 2년의 세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현역 사병이 교도소 안의 경비교도대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주야로, 2시간 근무서고 2시간 휴식하는데 쉬는 시간에도 항상 뭔가 할 일이 있었어요. 너무 바빠서 바둑공부는 생각도 할 수 없었는걸요.”

옥득진을 만나기 전 몇몇 동료 기사들에게 ‘어떻게 군대를 갔다 와서 갑자기 성적이 좋아질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뜻밖에도 대부분 ‘뭐, 그럴 수도 있죠’라고 답한다. ‘규칙적인 병영생활을 통해서 정신력이 강해질 수도 있고 잃어버렸던 입단초기의 의욕이나 자신감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그럼, 지금까지 다른 기사들은 왜 그렇게 못했던 걸까. 기자의 기억에, 전역해서 프로무대로 복귀한 젊은 기사들의 입대 이전 성적을 비교해보면 옥득진보다 나빴던 기사는 없었던 것 같다. 답답해서 다시 물었다.

전역한 뒤에 왜 갑자기 성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지? 동료들 말처럼 병영생활을 통해서 정신력이 강해졌다는 걸 느끼거나 무슨 의욕이나 자신감 같은 게 생긴 건지? 고개를 갸웃, 한다. 짧은 머리카락, 짙지도 옅지도 않은 형태로 둥글게 퍼진 눈썹, 항상 안경알 위로 바짝 붙어보이는 조금은 작고 다소곳한 눈, 매사에 부끄러움이 많을 것 같은 작은 입술. 다시 보니 그는, 길창덕 화백의 만화 속에서 막 걸어나온 얌전한 학생의 캐릭터, 딱 그 순진한 얼굴을 가졌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규칙적인 군대생활의 습관이 전역한 뒤 사회생활에 좋은 영향을 끼친 건 맞는 거 같은데···. 아직 주변 어른들께선 철없이 보시겠지만 저로서는 철이 좀 든 것 같기도 하고···. 특별히 정신력이 강해졌다거나 성적이 좋아질 만한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아, 근데요, 군대를 갔다 와서 그런지 요즘은 마음이 참 편해요.”

이런, 그거였나? 마지막 말에서 단서가 잡힌 것 같다.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그건 마음의 안정이다. 이창호가 무엇으로 세계를 제패했나? 바로 부동심(不動心), 흔들리지 않는 마음. 달리 표현하면 안정된 마음이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또 본인이 의식을 하든 못하든 옥득진은 지금 전성기 이창호의 그것과 유사한 ‘안정된 마음’의 경지에 들어서있는 것이다. 입영으로 바둑이라는 '나무'와 적당히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숲'을 보는 눈을 얻게 된 것은 아닐까.

또 있다. 옥득진은 전역한 뒤에 ‘무엇이든 일을 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입대 이전에는 없던 마음이다. 크든 작든, 자의식의 움직임으로 어떤 목표가 생겼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친분이 두터운 유경민 4단의 소개로 ‘양천 대일바둑도장’에 나가 연구생들과 바둑을 두게 됐다. 식사를 마치고 차 한잔을 위해 근처 스타벅스로 향하는 도중 겸연쩍게 웃으며 말한다.

“대일바둑도장에 나가 거기 연구생들과 1주일에 세 번, 하루에 두 판씩 1시간짜리 바둑을 둡니다. 호선으로 두는데 제가 질 때도 많아요. 하루에 농심 신라면배 두 판씩 두는 셈이죠.”

아직 입단하지 못한 연구생들을 향한 말이지만 ‘가르친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청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겸손인 것 같다. 사실, 어디 바둑뿐일까. 진정한 교육은 가르침을 주는 쪽이나 가르침을 받는 쪽이나 어느 일방으로 흐르지 않는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게 교육이다(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교육은 무용하다). 그러고 보면 입대 이전 토너먼트 프로 이외의 어떤 일도 가져보지 못했던 옥득진으로서는 스스로 일을 겸한 알짜배기 공부를 발견한 셈이다.

전역 이후 마음의 안정, 자의식에 의한 일과 공부가 왕위전 9연승이라는 놀라운, 진행형의 결과를 빚어낸 배경의 전부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너무 평범하다. 무엇인가 더 중요한 변화의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을 뿐 모든 비범한 결과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역시, 중요한 건 그 지속성,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다.

‘신예들이 이창호를 꺾고 타이틀을 따는 마당에 왕위전 도전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란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세계 최강의 한국 신예라고 하지만 이창호 이후 세대 중에서 정상의 무대 위에 올라 이창호와 타이틀매치를 벌인 기사는 아직 열 손가락으로 꼽는 정도에 불과하다. 동갑내기 최명훈, 윤성현 9단을 제외하면 목진석 9단, 안조영 8단, 이세돌 9단, 조한승 7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이 전부다(KBS바둑왕전 우승자 송태곤 7단,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우승자 김성룡 9단은 아직 정상에서 이창호 9단과 겨뤄본 적이 없다).

이창호 9단이 9기를 연패하는 동안 왕위 도전자로 이름을 올린 기사들의 면면만 봐도 옥득진의 왕위 도전이 얼마나 놀라운 ‘사건’인지 알게 된다. 조훈현(4회), 서봉수(1회), 유창혁(2회), 이세돌(2회). 옥득진의 왕위 도전은 바로 왕위전의 역사에 이런 당대 최고의 기사들과 이름을 나란히 올려놓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상의 무대 위로 올라 이창호와 겨룬 신예들은 더 이상 신예로 머물지 않는다. 이창호를 상대로 한 정상결전이란, 타이틀획득 여부에 관계없이 세계일류의 반열에 오르는 보증서를 받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이다. 이창호의 세례는 영험하다. 이세돌, 박영훈 9단은 이미 세계타이틀을 획득했고 이창호를 상대로 타이틀을 쟁취한 목진석 9단(KBS바둑왕전)과 최철한 9단(국수, 기성전)은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각각 LG배, 잉씨배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바 있으며 조한승 7단 역시 제17회 TV 아시아선수권전 결승에 올라 이창호라는 시금석을 통해 검증된 세계일류의 기사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옥득진은 아직 일류를 향한 가능성을 열어둔 진행형의 프로일 뿐이다. 그 자신의 힘으로 당당하게 첫발을 떼었지만 결과는 아직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앞질러 가기를 좋아하는 인터넷매체의 빠른 손들이 만들어준 ‘옥왕’이라는 칭호 역시 아직은 그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무게일 것이다. 스스로 진단한 왕위전 도전기의 흐름은 어떨지. 왕위전 도전1국 승리 이후 부쩍 늘어난 주변의 관심에 대한 느낌은?

“도전1국 승리요? 좋죠, 이제 첫판을, 그것도 운 좋게 이겼을 뿐이지만 이창호 사범님하고 대국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영광이고 행운이죠. 세 판이나 배울 수 있어서 기뻤는데 판 수가 늘어났으니까···. 주변의 관심도 기분 좋습니다. 칭찬도,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왕위전 도전기를 대비해서 특별히 연구한 건 없어요. 이창호 사범님 바둑이야 원래가 공부 대상이고···. 지금 반짝 공부한다고 이창호 사범님을 넘어설 수 있나요?”

생애 첫 타이틀전, 그것도 당대 최고의 기사 이창호를 상대로 한 승부인 데도 전혀 긴장하거나 흥분하지 않는다는 게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 하긴, 다 맞는 말이다. ‘이창호 사범님과 타이틀전을 갖는 이런 기회는 언제 또 올지 모른다. 그냥 한판, 한판 배우는 기분으로 열심히 둘 뿐’이라고 어렵지 않게 속내를 털어놓으니 오히려 그 말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겨서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진다고 해도 천하의 이창호에게 한 수 배운 것이니 만족한다. 과연,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긴장도 흥분도 생길 이유가 없겠다. 승고흔연(勝固欣然) 패역가희(敗亦可喜)라더니 그 참, 이 청년은 언제 이런 마음의 공부를 닦은 것일까. 혹시, 집안 내력일까?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25점을 깔고 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웠다. ‘처음엔 아버지께서 가르치니까 순종적으로 배웠고 차차 재미가 붙었다’고 하는데 97년 석탄공사에서 퇴직한 후 기원을 운영해온 아버지 옥종화(玉宗華-56세) 씨는 아마 3, 4단의 기력으로 지금도 동네에서 3년째 인극기원(人極棋院)을 운영중이다. 모르긴 해도 ‘인극(人極)’이란 만만치 않은 내력의 간판을 내걸었다면 아버지의 마음의 또한 그러하리라.

중국 수나라의 왕통(王通)이 지은 문중자(文中子) 술사(述史) 중 ‘우러러 천문을 보고 굽어 지리를 살펴 그 가운데에 인극(人極)을 세운다’는 문장에서 유래된 이 말은 ‘인간의 최고의 존재상태’를 뜻하며 주역(周易)을 그 바탕으로 한다. 어쩌면 이들 부자의 피물림에는 바둑 이외의 유가적(儒家的) 정서까지 깃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타벅스에 앉아 머그잔의 카페모카가 바닥을 드러낼 무렵 마지막 질문을 꺼냈다. 작게는 이번 왕위전, 크게 바둑계에서 옥득진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 카메라를 들이대니 청년은 익숙하지 않은 듯 몇 번이고 자세를 바꿔본다. 그리고 한 마디. 큰 목소리도, 달변도 아니고 장황하지도 않지만 어렵지 않게 자기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내놓는다.

“왕위전에선, 타이틀을 따낼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건 안될 거 같고···. 이창호 사범님께 한 판이라도 더 배우길 바라고요, 음···. 제 실력으로 예선을 통과해서 세계대회 본선에 나가 중국이나 일본의 강자들과 겨뤄봤으면 좋겠어요.”

그 소박한 마음이 흔들림 없이 지속된다면 그 이상의 목표도 이룰 수 있으리라. 기자를 포함한 평범한 우리는 그런 프로를 간절히 기다린다.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는 찬란한 재능의 천재가 세계를 제패하는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던 그 누군가가 어느날 홀연히 천재들의 경연장에 뛰어들어, 세상의 모든 보통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것은 얼마나 황홀할까. 기자는 그 이름이 옥득진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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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화

｜ 2005-06-17 오후 9:04:00 [동감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