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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쪽지방의 핑크도시 ‘툴루즈’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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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쪽지방의 핑크도시 ‘툴루즈’ (2편)
2014-07-20 조회 7035    프린트스크랩
▲ 툴루즈 거리에서.


(Rennes)에서 툴루즈(Toulouse) 8시간을 기차를 타고 넘어왔다. 툴루즈에서 열리는 바둑행사에 초청받아서 먼길을 달려왔다. 툴루즈는 프랑스 남쪽에 위치해 있고 파리, 마르세유, 리옹에 이어 4번째로 큰 도시이다. 대서양 연안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요처이며 프랑스 남부 최대의 교통, 산업, 문화의 중심지이다.

 

역사가 깊고 오래된 지역이어서 대부분의 건물이 적어도 몇 백년은 되었다. 250년경 순교자 세르냉이 그리스도교를 전파했고, 419년부터 서고트 왕국의 수도가 되었으며, 852 400년 동안 툴루즈에서 백작령이 행해졌다. 백작령은 십자군의 토벌로 쇠퇴하고 1271년 프랑스 왕령으로 합병되었다.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모든 건물이나 집들이 대부분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도시를 핑크도시라고 부른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비철금속, 섬유, 제지, 기계, 화학 공업이 발달했고 항공기 공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에어버스(Airbus)가 퉅루즈에서 항공기를 최종적으로 만든다.

 

툴루즈에서 만났던 바둑인들 중 상당수가 에어버스에서 종사하고 있었다.  폰수아가 툴루즈 시티투어 가이드를 해주는데 그 역시 에어버스에서 일했었다. 그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 박식해 설명을 아주 잘 해주었다. 누군가가 툴루즈 역사에 대해 물어왔을 때 대답을 못해주면 본인이 화가 나서 못 견딘다고 했다. 

 

툴루즈는 야경이 참 아름다웠다. 빛나는 다리주변이 가장 예쁘다. 학생들이 많은 지역으로 주말밤에는 젊음의 활기로 넘쳐흐른다. 남부지방이라 날씨가 훨씬 따뜻했다. 이번 여행에 따뜻한 옷을 제대로 가져오지 않아서 추위에 계속 떨다가 따뜻한 햇볕을 쬐니 좀 살 것 같았다. 하루 최고기온은25도로 올라가고 최저기온은 13도 정도였다.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루시용 지역의 카르카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세시대 요새도시다.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마중나오기로 한 토마스가 보이지 않았다. 사실 난 그의 얼굴도 모르고 전화기도 없어서 그쪽에서 날 알아봐줘야 한다. 한참동안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자 내가 늘 쓰는 방법, 현지사람에게 전화기를 빌려서 토마스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다른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날 보자마자 알아본다.

                                        
째날은 토마스 집에서 묵었다. 8시간 기차여행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허기가 졌는데 토마스가 툴루즈를 오면 꼭 먹어봐야할 기가막힌 오리스테이크를 구워줬다. 배고프고 피곤해서 모든 게 맛있었겠지만 이 오리요리는 정말 환상이어서 5성급 호텔 레스토랑 저리가라 소리가 절로 나왔다. ^^

 

툴루즈 바둑클럽은 30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100명의 멤버가 활동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바둑클럽이다. 파리에 바둑인구는 더 많지만 클럽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다. Go Seigen, Balma, Pibrac, 이 세곳의 장소에서 모임을 갖는다. 세곳 모두 방문해 강의를 했다 


Balma 바둑클럽에서 강의중.


Balma클럽의 연령층은 꽤 높았다. 20대들도 간혹 보였지만 대부분 40~60대 사람들이 많았다. 프랑스에서 젊은층들은 그래도 영어를 좀 하는데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아닌가 보다. 강의가 다 끝나고 한 친구가 말해줬다. 강의 중 서로 말하는 게 예의에 어긋나니 그리 많이 통역을 해주진 못했지만 영어를 못알아 듣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본인이 중간중간 불어로 통역을 해줬어야 했다고.

 

강의를 하는 도중 질문도 많이 받았다. 강의하면서 질문이 많으면 강의자로서는 좋다. 강의가 아무래도 더 활발해지고 듣는사람의 참여도도 더 높일 수 있으니까. 강의를 할 때 서양과 동양에서의 큰 차이점을 든다면, 강의 도중 그들의 반응과 질문이다. 서양은 질문을 서슴없이 하고 동양에서는 질문이 드물다. 서양에서 자기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할 줄 아는 게 이상적인데 반해 동양에서는 겸손함과 침묵을 중시한다.


Go Seigen클럽서 강의중.


Go Seigen바둑클럽은 매주 수요일에 바(bar)에서 만나 바둑을 둔다. 50명의 멤버가 있어 툴루즈에서는 가장 큰 바둑클럽이다. 멤버의 95% 20대였다. 바둑을 두면서 맥주나 와인 한잔은 기본이다. 여기에 곁들여 치즈도 상당히 즐겨먹는다.

 

바에서 강의를 해본 건 난생처음이었다. 조명도 어둡고 음악이 흘러나와 평소 강의하는 곳이랑 분위기가 많이 달랐지만 활발한 분위기로 나름 할만했다. 모든 사람이 손에 맥주를 들고 강의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여기가 유럽이구나,라는 게 제대로 실감났다 


Pibrac 바둑클럽에서 강의중.


툴루즈에는 10월에 Pibrac 토너먼트가 2일 동안 열리고, 1월에 3명이 1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팀토너먼트(매해 12팀 정도 참가), 그리고 60여 명의 참가자가 오는 툴루즈 토너먼트가 6월에 있다. 프랑스에서 바둑활동이 아주 활발한 지역이다.

 

프랑스 공식 바둑사범 판후이가 이곳 툴루즈에서 몇년간 지내며 바둑을 가르쳤다. 판후이는 중국프로 2단이고 프랑스에 온 지 수년이 되었다. 예전에 판후이가 갓 프랑스에 도착해 알려지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그가 어떤 지역으로 강의를 하러 갔는데 누가 판후이에게 너의 기보를 보여달라고 하더란다. 니가 얼마나 센지 보여달란 거다. 이 무례한 요청에 판후이가 기분이 확 상해 그날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니 그쪽에서 바로 사과를 했다 한다.  

 

이런 고난(?)이 있었지만 그는 얼마전에 시민권을 따서 프랑스에 정착해 바둑을 보급하며 살고 있다. 판후이는 불어를 유창하게 하고 바둑을 가르치는 솜씨도 능숙해 프랑스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프랑스에는 2주간 7월에 프랑스바둑캠프가 있다. 유럽피안바둑콩그레스 바로 전에 열리고 프랑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프랑스바둑캠프도 가고 유러피안바둑콩그레스도(2) 모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합하면 무려 4주나 되는데 어떻게 그리 많이 참가할 수 있는지 의아스럽지만 프랑스는 연간휴가가 보통 적어도 5주이다. 아시아랑 비교하면 휴가일이 훨씬 많고 유럽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상점들도 5시면 문을 닫는다. 국가 차원의 복지가 아주 잘돼 있어서 돈을 벌면 저축을 하기보다는 홀리데이에 왕창 쓰는 경우가 많다. 에어버스(Airbus)에서 일하는 친구는 휴가가 너무 많다고 불평(?)을 한다. 사람들이 일할 생각은 안하고 휴가갈 생각만 해서 문제라나ㅎㅎ 유럽을 다니면서 내 방문으로 인해 연차를 쓴 사람들을 꽤 보기도 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루고 있고 높이가 3403미터인 피레네산(Pyrenees)도 다녀왔다. 툴루즈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가면 나온다. 툴루즈에 오기 전 나에게 뭘 하는 걸 좋아하냐 묻길래 산을 타고 싶다 했더니 이곳 피레네 산으로 데려왔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산을 타고 와서 저녁에 클럽에 가 강의도 하며 무한체력을 과시했지만집에 와서는 거의 실신하다시피 했다.


툴루즈 바둑협회장 프레용과 점심.


다음날은 프레용이 카르카손(Carcassonne)으로 날 안내했다. 카르카손은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있으며 아주 역사가 깊은 성이다. 프레용은 툴루즈 바둑클럽 회장이다.  바둑회장직을 맡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테지만 본인은 솔직히 그냥 바둑 두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했다. 그의 직업은 기타선생님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내가 바둑을 가르쳐 줄 테니 대신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바둑을 알면 세계 어디에서건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다. 사람관계에서 바둑만이 갖고 있는 동지애 같은 게 있어서 문화차이를 막론하고 서로 바둑을 알면 금방 친해지고 할 얘기도 많아진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바둑의 힘이다.


피레네 산맥 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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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  2014-07-20 오전 6:34: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몇주 돌아다니시더니 살이 많이 빠지셨어요^^;; 피레네산맥 앉아서 구경 잘 했습니다.  
李靑 |  2014-07-20 오전 6:36: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유럽 고풍스런 건물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한국은 그냥 다 부수고 아파트 올리는데 ~~  
手談山房 |  2014-07-21 오후 5:08: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조사범!!!! 더위에 항상 강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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