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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바게트! 프랑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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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바게트! 프랑스 (1편)
2014-07-15 조회 5263    프린트스크랩
▲ 옥빛 해변 백사장에서 바둑 한판 두는 맛이야 말로...

 

벨기에 투어를 마치고 프랑스로 넘어왔다. 왠지 프랑스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신이 났다. 내가 방문한 프랑스 첫번째 도시는 북서부에 위치한 렌(Rennes)이었다. 이곳은 역사가 깊고 오래된 건물들과 거리들이 아주 아름답다. 렌의 인구는 350만 명에 바둑인구는 100명 정도다.

 

내가 프랑스에 왔다니, 온몸에 전율이 솟는다! 기차역에서 레미와 귀염둥이 딸이 나를 반긴다. 레미는 나를 바로 번화가 쪽으로 데려가 이곳저곳 구경시켜 주고 저녁은 그의 집에서 바둑친구들과 함께 했다. 그들은 내가 온 지 몇 시간도 안됬는데 바둑을 두자 한다. 렌바둑클럽은 회원이 35명쯤 되고 20대의 젊은 사람들이 많다.  프로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건 20년 전쯤 이었다고 하니 이곳 사람들에게는 내가 온 것이 큰 이벤트였다.

 

 5시간의 기차여행으로 꽤 피곤했지만 그들의 눈에서  바둑을 배우겠다는 불타는 열정이 쏟아져 나와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 중 가장 잘 두는 메튜와 한판을 두었는데 모두가 삥 둘러서서 감상한다. 불어로 자기들끼리 계속 뭐라고 한다. 자기네들끼리 수를 의논하는 것 같은데 문화라고 생각하고 그러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프랑스에서는 바둑을 둘 때 이렇게 자기들끼리 해설을 하는 게 프랑스 바둑문화라고 하면서 또 신나게 웃는다. 내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마치 스포츠 중계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바둑 두면서 말하는 걸 참 좋아한다. 예전에 유럽바둑콩그레스에 독일인이 프랑스인들보다 3배 가까이 왔는데 프랑스인들이 자기들이 훨씬 시끄러웠다고 자랑을(?)한다. 어깨가 부딪히거나 작은 신체접촉이 있어도 미안하다는 말을 프랑스에서는 듣기 힘들다. 이건 한국이랑 똑같다. 솔직히 1주일 동안 젠틀한 벨기에 사람들과 지내다 프랑스에 오니 처음에 낯설기도 하고 되게 시끄럽다고 생각하면서 벨기에를 잠시 그리워했다.

 

프랑스는 예술과 낭만적인 나라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 미친(?) 영혼들의 매력에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렌 바둑클럽에서 다면기.


렌에서 이틀째 되는 날에는 8명과 야외 다면기를 펼쳤다. 이렇게 오랫동안 햇볕 아래서 장시간 동안 펼치는 다면기는 처음이다. 3시간 동안 뒀는데 다면기가 끝난 후 햇빛을 너무 받아서 목이 익어 버렸다. 유러피안들은 햇빛을 매우 사랑하는 것 같다. 야외 활동을 아주 즐긴다. 그들은 햇빛이 짱짱한 날이면 야외에서 두는 걸 선호한다.

 

8판 중 1판을 졌다. 그 바둑이 끝나니까 모두가 박수를 친다. 오잉~ 사소한 것이지만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승자와 패자에게, 바둑 한판으로 값진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의 박수이다.


해변가에서 신발 벗어던지고 보드게임.


바닷가에서 발차기 샷.


렌바둑클럽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만나서 수담을 즐긴다. 토요일에는 중국문화원에서, 화요일은 바에서 모임을 갖는다. 우리는 다면기 후 렌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크레페(Crepe)를 먹으러 갔다. 여기서 크레페만 대여섯 번은 먹은 것 같다. , 프랑스는 역시 음식과 와인의 천국이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게트! 아침으로  커피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울트라급 초환상이다. 얼마나 프랑스 음식이 어메이징 하냐면 , 보통 서양국가를 여행하면서 빵을 며칠 먹다보면 밥이 그리운 내가 프랑스에 있는동안은 한국음식이 그립지 않았다! 비상식량으로 라면을 6개 가져왔는데 지금까지 한개도 먹지 않아서 앞으로 짐만 될 것 같다.


렌의 별미 크레페 (출처:
http://www.blogto.com/restaurants/ifeellikecrepe)


저녁을 먹은 후 밤10시가 되었다. 프랑스에서도  2차가 빠지지 않는다. 모두가 레미의 집에 가서 온갖 게임을 즐겼다. 나는 펜턴바둑(Panton Go)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하나의 돌을 일선에 올려놓고 바둑판 반을 갈라 반대쪽으로 넘기는 게임이다. 알까기와는 또 다른 게임이다. 이거 하다보니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오늘 처음 펜턴바둑의 단수를 배운 나는 펜턴바둑30! 세명과의 게임에서 무참히 무너졌지만 새로운 게임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그 중 한명이 자기가 이걸로 모든 프로들을 무찔렀다고 자랑을 한다. 왠지 프랑스에서 좀 오래 지내다보면 이벤트의 신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펜턴바둑 입문.

환상적인 바닷가에서 지도기도 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바둑을 둔 건 또 처음이다. 한수 둘 때마다 푸른 바다를 한번씩 볼 수 있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프랑스에서 처음 경험해 보는 거 참 많다. ^^

 

알봉이 바둑알 10개를 따먹으면 상대가 바닷가에 들어가서 수영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를 하더니 자기가 훨씬 많이 죽을 것 같다면서 다시 무르기를 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재밌는 이벤트 중에 이런 것도 있다. 한수를 둘 때마다  20미터를 달려 시계를 누르고 와야 하는데 이건 체력과 실력 그리고 순발력이 판을 좌우한다.

 

진짜 미친 대국은 마라톤 바둑캠프다. 32시간동안 4시간에 1판씩 총 8판을 두어야 하고 바둑이 일찍 끝나 중간에 짬이 나면 쪽잠을 잘 수 있다. 이 경기를 우승하려면 실력, 체력 그리고 강한 멘탈이 있어야 하고 가장 큰 장애물로는 그들의 알콜사랑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술에 취해 기권하고 뻗는다.

 
레미 집에서의 바둑파티.

내게 제일 어색한 순간은 사람들과 인사할 때다. 양볼에 키스를 하는 프랑스 인사법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어색하다. 처음에는 악수를 하려 했지만 먼저 얼굴을 맞대며 자기나라 식으로 인사 하려는 걸 거부할 수 없다. 그 나라에 있으면 그 나라 법을 따라야지. ….  그게 현지인들과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바둑두는 사람들은 90% 이상이 남자다. 그리고 유러피안들은 대부분 수염들이 많고 덥수룩 하기도 하다. 볼을 맞댈 때마다 그 까칠까칠한 수염내 인생 살면서 남자랑 볼을 맞댄 횟수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다. 언제쯤 적응할 수 있을까?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선생님이 없는 것과 자유로운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유러피안들은 모양에 대한 개념이 약하다. 어떻게 보면 수들이 창의적으로 보이지만 그 뒤의 모양이 뒷받침이 되지 않아 급소를 당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강의를 할 때 서양과 아시아 학생들과 차이점이 있다. 서양사람들은 질문을 서슴없이 하며 본인들이 이해할 때까지 물어보거나 논쟁을 할 때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선생이 맞다고 해도 본인이 마음에 안들면 싫은 거다. 한번은 내가 이럴 땐 이렇게 두는 거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서양애가 다른 선생은 다르게 말해줬다면서 그게 맞냐고 되묻는다. , 정 못믿겠으면 그 선생님한테 가서 배우던가.

 

반면에 아시아 학생들은 내가 이게 좋다 나쁘다 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좀더 순종적인(?) 경향이 많다. 필자는 싱가포르에서 4년을 거주하면서 바둑보급을 했고 그 외에 아시아 지역 곳곳을 여행 다니며 많은 아시안 바둑인들을 만났었는데 이제는 서양 사람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문화와 사상을 배우고 접하게 될 것에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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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77 |  2014-07-15 오후 5:12: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여행이라 ...
좋은 경험입니다. 충분히 즐기세요. 기회가 있을 때, 기회가 주어질 때...
현실로 돌아오면 답답해질테니 ㅎㅎㅎㅎ  
김동섭 |  2014-07-16 오후 6:07: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미경사범님덕에 유럽여행잘하고있네요 미자님 더욱좋은소식부탁해요^^  
충령산 |  2014-07-17 오전 9:51: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멎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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