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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선생의 바둑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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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선생의 바둑관 (4)
2017-12-02     프린트스크랩
 ▲산사에 내리는 눈.


차례
1. 조선모란.
2. 연암의 인간 관계망.
3. (발굴)박지원 간찰 두 점.
4. 박지원의 바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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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편지.


기다리던 답장을 신부름하는 사람에게 받고 우울한 기분을 떨쳐냅니다, 꽃샘 추위에 편안하다니 다행입니다. 나는 고질병인 치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날씨가 좋지않은 것은 이곳도 매한가지입니다. 이곳은 두견주로 이름이 난 고을, 진달래꽃 꺽을(술을 담그려)날은 기다리며  나는 바둑으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그대가 볼 때 이곳은 바닷가의 궁벽진 곳이고 땅은 얼어 녹지 않고 밤이면 돌덩이 같은 얼음이 얼고 아침이면 손이 저릴 정도이지요.
지난번 말한 세곡으로 말하면 답이 없어오. 빌려준 곡식을 받지 않을 수 없고 곡식도 상품을 요구하면서 독촉이 엄혹하니 백성들 원망이 하늘을 찌르고 독촉을 하지 않으면 관장들이 곤경에 처하니 진실로 관장들의 고민은 세곡이지요.
돌아가는 신부름꾼에게 몇가지 물품을 함께 보네니,  수령 여부를 다음 인편에 알려주시요.
이만 줄입니다.

(方以未承 覆爲鬱 郵人惠書 就審春寒 爲幸良至 余痔疾 近日略得減 風日之不好 此中亦然 杜花之間 尙邇杏漠 此所杜酒有名邑 而折待杜花 手談之克節 君以見 況絶漢窮溟  凍土未盡
夜中爲石氷 朝冷指痛 傳書之納穀 不答  借穀不可促納 其入穀又佳穀不擇捧  督太過 民生苦穿空 不督 官卽困亂  眞與官苦 納穀也.  歸郵人 送負物故去矣  未知果傳至 否 次郵書言之爾 餘不具.)


(해설.)

박지원의 면천군수시절 생성된 자료들을 보면 당시 조선의 가난과 피폐한 모습이 적나라하다. 한 고을의 군수가 자신의 글쓰기용 종이를 지역에서 구하기가 힘들어 한양에 종이부탁을 거듭하고 대낮에 대로상에 출몰하는 도적들로 인해 백성들의 통행이 저어하고 도적들이 홍주군영의 장교들과 묵계(?)로 연결되어 토벌이 불가능하다는 토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박지원은 면천에 부임하자마자 1년에 두 차례 있는 수군 합동훈련에 참가 했는데 면천군의 수군 현황을 보고 기겁을 한다. 편제상 전함 두 척과 수군 2백명을 출동 시켜야 함에도 전선은 돛과 삿대가 오래되어 부실하고 선실에 바닷물과 진흙이 가득해 전함의 모습이 아니고 군졸은 겨우 백 명 채우기도 급급한 현실이었다.


박지원은 전함은 차치하고 지휘관인 자신이 입을 융복과 지휘봉 나팔 등 어느 것 하나 준비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서 군정을 펼쳐나간다
. 이속에 박지원이 치질로 고생했다는 사실이 들어난다. 박지원은 아들에게 보넨 편지에서도 치질을 언급한적이 있다.


박지원은 전편에 이은 수납자 미상의 이 편지에서도 목민관의 가장 곤혹스런 업무로 세금 징수를 말한다. 당시 충청도는 정조가 내려준 정리곡(수원성건축에서 남은 곡식을 지방에 나누어준) 배포로 정조의 살벌한 감사를 받는 중이었다. 실재로 박지원의 면천군에 감사관으로 차출된 서산군수 김희순이 들이 닥쳐 모든 창고와 장부를 탈탈 털릴 정도였다. 김희순은 정조가 측신 어용겸 후신으로 생각한 정조의 측근 중 측근이었다.


박지원은 조정의 엄한 독촉과 죽어나는 백성들 사이에 끼어 진퇴양난에 빠진 목민관의 번민을 토로한다. 엄동설한에서도 박지원은 진달래꽃 피고 두견주가 익는 봄을 기다리며 긴긴 겨울밤을 바둑으로 견딘다는 말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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