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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조선의 사배자(四配子)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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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조선의 사배자(四配子) 바둑
2016-06-11     프린트스크랩
▲ 이동근 기보(원본 복사본)



수년 전 필자가 발굴하여 얼론에 공개했던 '민백흥기보'는 1765년이란 연도, 날짜와 작자가 특정된 국내 최고본으로 구한말의 '신정기보'와  '최남선(오세창)기보'를 거의 200년 앞선 것이다. 민백흥기보는 현현기경이나 선기무고류의 사활집이라 조선시대의 내밀한 바둑의 모습은 아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부여군 이동근 씨가 소장한 기보는 1826년 혹은 1886년 작으로 조선인들 간에 두어진 사배자(중국식) 바둑 실전보여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국바둑사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순장바둑의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 것이다.  '이동근기보'의 화제(畵題)가 재미있다. 화제라는 말은 필자가 기보의 한 편에 쓰여 있는 일기에 임의로 붙힌 말이다.

- 얼마전 번개처럼 만나 두었던 바둑 한 판이 꿈결마냥 떠오른다. 입으로 정기를 내어 품으며 흥얼흥얼 바둑을 두었는데 바둑을 두며 하늘을 나는 기러기를 본다는 옛말이 그런 경우다. 한손에 술잔을 들고 바둑판을 내려보다 헛수를 놓고 말았다.

극심한 가뭄에 주위를 살필 겨를 없고 백성들 농사 작파한 지 오래니 마음 조여 살피고 살아갈 방도 없다.

이동근(72) 씨가 소장하고 있는 40쪽에 불과한 낡은 일기는 한 무명한 시골 선비의 일상을 전한다. 한가한 농촌생활을 영위하던 선비가 어느날 생각지 않았던 친구의 방문을 받고 몇 판의 바둑을 두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몇 자 적고 있다. 선비의 그날 바둑은 시원치 않았던 모양이다.

바둑을 두며 날아가는 기러기에 한눈을 팔다가 정신 집중을 하지 못하고 단숨에 졌다고 한다. 그리고 일기의 다른 페이지에 100여 수를 진행한 바둑 기보를 세필로 기록해 놓고 있다. 선비는 고니를 생각하고 조각을 하다가 오리를 만들고 말았다는 각곡유목(刻鵠類鶩)을 떠올리는 발언을 하면서 반성의 의미로 기보를 남긴 듯싶다. 놀랍게도 선비는 바둑을 두며 술을 마신다. 동시에 선비는 가뭄에 농사를 망치고 전전긍긍하는 농촌을 걱정도 한다.

기보는 순장식 기보가 아니다. 19세기 흑백 8점씩 사전 배치하고 두던 순장바둑이 아닌 사배자(四配子)식이다. 19세기 조선은 순장식 바둑만을 둔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이동근기보는' 순장바둑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런 류의 바둑기보가 몇 점 더 발굴된다면 이 의문에 대한 어떤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조만간 순장바둑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를 풀어 한권의 책으로 출판을 하려 한다.  공부는 의고(疑古)하고 의서(疑書)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본다.  끝없이 왜냐고 묻는 곳에서 ,그리고 찾아내려 노력하는 곳에서 캄캄한 역사 속에 파묻힌 우리의 바둑 이야기도 조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기보의 해석은 프로의 감상을 곁들여  올 여름 출간할 '순장바둑의 복원과 전승' 이라는 책을 통해  풀어내려 한다.


    
             ▲한국 최고의 기보 민백흥기보(원본 촬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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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잘가 |  2016-06-11 오후 10:11: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4배자라면 흑돌 4, 백돌 4을 화점에 미리 두어놓은 상태에서 둔다는 것인가요? 순장바둑은 저도 8배자(흑돌8, 백돌8점)로 알고 있습니다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4배자는 중국식인가요?  
李靑 맞습니다^^
선재동자 4배자가 돌을 8개 놓고 둔다고요?
흑,백 2개씩 4점을 놓는게 사배자 아닌가요?
李靑 흑백 두점씩 배치죠^^;; 위에 4점씩 돼 있군요.
엄마잘가 |  2016-06-11 오후 10:13: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순장바둑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제가 어렸을때 제 부친과 순장바둑을 둔 기억이 있거든요. 그때 돌을 미리 깔고 두었습니다. 상당히 전투적으로 판이 짜여졌던 기억이 나네요.  
李靑 의외로 순장바둑을 두는 것을 봤다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60년대 말까지의 기억들이더군요.
강릉P |  2016-06-19 오후 3:51: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공룡뼈 나오듯 간간히 자료들이 나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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