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내에서 바둑을 배우는 풍경은 흔하지 않다.
성동경찰서가 청소년 선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바둑을 받아들였다.
“바둑은 어떻게 하면 이기죠?”
프로기사 이정빈 초단의 낭랑한 목소리다.
“집이 많은 사람이 이겨요! ”
27일 두번째 수업에 들어가면서 학생들은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성동푸른바둑교실’이란 이름을 붙였다. 학교부적응 청소년과 저소득계 청소년을 합친 13명이 대상이다. ‘학교부적응’은 소소하게 교칙을 어긴 정도를 뜻한다. 바둑수업은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격주로 월요일마다 열린다. 수업시간은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30분간이다.
이들 중 4명은 어린 시절 바둑교실을 다닌 적이 있으며 5~6년 이상 지속한 케이스도 있어서 수업이 입문 단계에만 맞춰져 있지 않다.
▲ 27일, 바둑교육이 펼쳐지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광장로의 성동경찰서를 찾았다. 한국기원과는 1Km도 안 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
▲ 수업이 열리는 2층으로 가니 유리자동문이 나온다.
▲ 빔프로젝터로 바둑이론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 자석바둑판 강의.
▲ 이정빈 초단의 강의 모습.
정서함양 같은 효과도 있지만 바둑의 큰 장점은 자체로 재미를 준다는 것. 이정빈 초단은 “엄격한 분위기를 버리고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들 청소년들이 재미있고 유익한 취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장소가 경철서 내부이긴 하지만 예전에 휘문고등학교 바둑부를 가르칠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이번에는 전원 중학생이어서 초등학생들보다는 좀 더 빠른 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 이정빈 초단(오른쪽)은 지난 6월13일 성동푸른바둑교실 강사로 위촉되었다. 왼쪽은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이주환 경정.
‘경찰서에서 바둑교실’이란 아이디어는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이주환 경정에게서 나왔다. 과장은 “전혀 바둑을 둘 줄 모르지만 알파고-이세돌 열기가 대단했던 3월에 청소년선도프로그램으로 바둑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바둑은 규칙을 존중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다. 청소년들이 규칙의 소중함을 알아가게 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우리 관할에 한국기원이 있어 의뢰했다. 연말에 성동푸른바둑교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를 서울지방경찰청에 보고하게 되는데 그 이후 다른 관할의 경찰서에서도 바둑을 채택하겠다는 곳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동푸른바둑교실’은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주관하며 청소년육성회·청소년문화발전위원회가 협력하며 한국기원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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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원이 제공하는 바둑학습 용품이다.
▲ 수업 풍경.
▲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이주환 경정(오른쪽)이 잠시 수업에 참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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