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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의 대국 | 오로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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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의 대국
글쓴이 단한가지      조회 561   평점 1510    작성일 2019-09-02 오후 7:31:00
문득 대국이 그리울 때가 있고, 부담없이 한 수 하곤 한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 필요도 없고, 알 수도 없지만 나의 상대로 그 누구든 만족한다.

대국하다보면 느낀다.

기본기는 별로 없어보이는데, 생각보다 버티는 힘이 강하거나 꾸역꾸역 판을 맞춰오는 상대가 있고, 모양도 좋고 호흡이 좋은데 어느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상대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인터넷 대국이다보니 대국 환경이 좋지 않아서 클릭미스를 하는 경우도 있고, 커피를 마시다가 엎지르거나 실수를 하기도 하고, 전화벨이 울려서 찾다가 허둥지둥 착점을 잘못하거나 그로인해 심기가 흐트러지면서 갑자기 망가지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그렇게 되어본 경험이 있어서 상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실력이 진짜 초중반중에서 어느 한 부분이 진짜 약한 사람도 많지 않지만 있을 것이다.

인터넷 대국은 기껏해야 10분 30초3회, 5분 30초 3회 정도가 보통이다.

솔직히 오프대국보다 생각시간이 짧고, 중요한 순간에는 초읽기가 마치 저승사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던져야 할 정도의 바둑은 마음 편하게 던지면 그만이지만, 사활승부이거나 눈터지게 미세한 느낌인데 직접 집을 세다보면 마음이 조급해 지기 마련이다.

그래봐야 내 기력 안에서의 최선이고, 내 실력 안에서 우물안 개구리인 경우가 많다.

나는 바둑이 인생을 닮아서 좋아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많이 발생된다.

절대의 한 수라고 생각하는 그 한 수가 소위 떡수일 경우도 있을 것이고, 기세의 한 수가 떡수일 경우도 있을 것이며, 내가 생각하는 명국이 타인에게는 초반 몇 수를 제외하고는 형편없는 대국일 수도 있다.

나의 시각이 타인의 시각과는 기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인생의 판단은 기력처럼 측정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나보다 상수들이 훨씬 많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그런 생각으로 대화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단정적인 시각, 단편적인 판단, 수학공식같은 결말, 내용없는 확언......

이리 살아도 한 평생, 저리 살아도 한 평생

이리 두어도 한 판의 대국, 저리 두어도 한 판의 대국

새상이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만들고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한국 프로들이여

너무 낙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 삼성화재배를 보면서 아쉬움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한국 세계기전에 아직은 중국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훨씬 강한듯하고, 정신력이 더 작용하는 듯 합니다. 한국일류들은 부담감을 가지고 대국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안타까웠습니다.

웃으면서 털고, 어차피 한 판의 대국.....

앞으로도 그런 날은 또 올테고, 그것이 나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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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구름 | 2019-09-03 오후 8:23  [동감 0]    
나는 바둑이 인생을 닮아서 좋아 한다. 이부분은 요즈음 동감 할수 없습니다.인생은 인생 바둑은 바둑이란 생각을 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꾸벅!
설국열차님 | 2019-09-04 오전 00:44  [동감 0]    
추락구름 네임 바꾸시길
껍대기 | 2019-09-05 오전 5:34  [동감 0]    
한가지님의 생각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바둑에 기세 굴곡도 있고 변화 무쌍한 것이 우리의 삶과 비슷합니다. 바둑을 잘 두지는 못하지만 알게된 지도 꽤 되었고 둘 때 승리의 쾌감 패배의 서운함 다 느껴집니다. 그러나 바둑에 내재하는 여러 변수 (정수 수읽기 꼼수 등)가 인생사의 권모술수와 연상이 되면 불편해 집니다. 어느쪽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요. 바둑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을 병풍막 버림돌로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고 그들을 절망케 한 이들 (특히 식자라고 자처하는 ) 중에는 바둑 둘 줄 아는 자들이 내 주위에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결과물이 생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을 검토해 보면 깊은 수읽기가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나중에 알게 되지요. 너무나 많은 복선이 존재하였다는 것을요. 또한 인간이 AI에게 바둑을 주입시킨 것은 큰 실수라고 봅니다. 바둑이 수담으로써가 아니라 개인 삶의 기반이 되거나 앞서 말한 이득 추구의 논리적 바탕이 된다면 단순 오락 기능으로 취급하면 안된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고금을 막론하고 바둑의 속성은 하나 잡기일 뿐 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업 바둑인이나 방내기꾼이나 양태만 다를 뿐 그 속성은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지요. 제 각각인 인간의 품성으로 바둑의 모든 면을 볼 수는 없을 테고 단지 오락에 그치기를 바랄 뿐입니다.
레지오마레 | 2019-09-07 오전 00:45  [동감 0]    
추락한구름이 어때서 바꾸라 권하십니까? 저는 시적이고 괜찮은데요.
구름이 추락하면 뭘로 바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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