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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터지는 소리 | 오로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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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터지는 소리
글쓴이 소판돈이다      조회 978   평점 1810    수정일 2019-06-07 오전 12:16:00

 

약 한달 전 쯤이다.

중국첸모9단은 실력파이고 불리한 국면을 뒤집고 역전승하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상대 역시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파였고 국면은 상대9단의 실리는 좋았지만 중앙으로 뻗은 미생마가 있었기에 두텁게 반상을 운영한 첸모가 더 좋아 보였다.

1구간이 끝나 갈 시점이다.

미친 듯이 30억 질렀다느니 20이 질럿다느니 팡파레는 정신없이 계속 울리고 난 무엇에 씌웠는지 웬만하면 잘 안하던 올인을 해버렸다.

첸모에게.....20억 하고도 2300.....
대박에 눈이 멀어버린 것이다.

 

초등학교..그러니까 그땐 국민학교 였다.

3학년 여름방학,

열흘 전쯤 낚시를 하여 붕어 몇 마리와 쏘가리새끼 그리고 은어두마리를 잡아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배를 따서 매운탕을 끓였다.

저녁에 퇴근하신 아버지는 밥상에서 매운탕을 안주로 댓병소주 몇잔을 맛있게 드셨다.

아버지는 내가 잡아온 거여서 더 맛있다고 대견해 하시고 즐거워 하셨다.

무덥지만 날씨도 맑아 좀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여느 날처럼 아버지가 만들어 준 낚싯대메고 살림망들고 집을 나섰다.

낙동강 대교밑엔 미군들이 취수를 위해 깊이 준설한 곳이 있었다.

대교로 인한 그늘은 적당한 수온을 만들고 그 곳은 다른사람들이 먼저 와 있지 않으면 늘 나의 포인트였다.

입질은 꽤 있었지만 피라미들이 지렁이미끼만 축내고 있었다.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을 때 끄트머리가 물속으로 쑤욱 빠지면서 재빨리 낚싯대를 잡아챘다.

묵직한 떨림으로 내 맘까지 떨릴 정도였다.

강가에서 멀어지면서 느긋하게 놈을 끌어 올렸다.

팔뚝만한 메기였다.

붕어나 피라미 은어 쏘가리등은 꽤 올라오지만 메기는 첨이었다.

아버지께서 메기매운탕으로 쐬주들이키며 기뻐하실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놈은 펄떡이면서 반항을 하였고 놈의 입에서 바늘을 뺄려는 찰나!

 

콰쾅!

하는 폭탄아니면 번갯불이 내리치며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소리가 나고 대교가 흔들릴 정도 진동이 심하였다.

강뚝방너머로 먼지인지 구름같은 것이 솟아 올랐다.

깜짝 놀라면서 주춤하는 사이 그 거대한 놈이 꼬리를 흔들며 몸을 흔들더니 내 왼주먹에서 쓰윽하고 빠져나가 버렸다.

아마 메기도 큰 굉음에 놀라서 발작을 하였는지 몸을 훼엑 뒤틀면서 미끌미끌한 촉감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강물에 낚싯대마저 흘러가버리면 안되기에 빈 낚싯대 챙기기에도 정신이 없었다.

 

강둑너머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었다.

빈낚시대를 들고 강둑위로 올라왔다.

멀리 마을 입구쪽으로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고 있고 사이렌소리 들리고 백차가 달려오고 십자가 그러진 병원차도 보였다.

어른들이 여럿 여기저기에서 젓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릇에 담고 있었다.

 

우리동네에 매일 오던 엿장수 아저씨가 그 날은 어디서 불발탄을 주웠다고 한다.

불발탄은 그냥 파출소에 신고하면 되는데 아저씨는 폭탄뇌관의 신쭈(황동덩어리)가 탐이 나서 그 것을 엿가위로 톡톡때려 빼낼려고 하다가 터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기초지식만 있었어도 폭탄꽁무니에 타격을 가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방으로 흩어져버린 아저씨의 시신을 동네어른들이 젓가락으로 주워담고 있었던 것이다.

놓쳐버린 메기를 아까워 할 정신도 없었다.

아저씨의 엿판실은 리어카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정도 였으니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그때 였다.

마을 안쪽에서 병원차가 또 한 대 달려나오고 있었다.

어떤 아이가 폭발소리에 놀라 재래식 변소에서 똥을 누다가 똥통에 빠졌다는 것이다.

옛날 대가족집에 변소도 컸다.

어른들 기준으로 만들다보니 재래식변소 발받침사이가 꽤 넓었다.

3학년 이래도 체구가 적은 아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변소에 빠진 아이는 우리반 아이였다.
여름 재래식엔 구더기가 바글바글하고 거름으로 쓰기에 변소도 대개가 컸다.
놈은 아마 구더기도 몇마리 먹었을 것이다.

본인의 명예 때문에 그의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놈은 똥통에 빠져서인지 고향읍내에 5층짜리 빌딩까지 올리고 1층에 부동산중개소 하면서 잘 살고 있다.

지금은 꽤 늙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 그 엿장사 아저씨는 우리동네에 오지 않았다.

우리는 그 아저씨와 매우 친했었다.

충혼탑 있는 뒷산을 조금만 더 올라가면 그땐 여기저기 폭탄파편과 탄피등은 얼마든지 주울 수 있어 그 것은 바로 엿과 바꿀 수 있어 우리의 심심찮은 군것질이었다.

 

 

10초바둑은 흐르는 강물처럼 유유히 반상을 메워 나가고 있었다.

이제 첸모의 승리는 시간문제였다.

중앙으로 뻗어나간 상대의 대마는 함몰직전이다.

암만 상대9단의 실리가 많다해도 그 대마만 잡으면 첸모의 승리는 틀림없었다.

빨리 틀어막기만 하면 되는데 첸모는 계가라도 하는지 주춤거린다.
배당도 좋다.
조금 있으면 나도 황금잔의 주인이 된다.

순간!

시간패!
의 음향이 폭탄 터지는 소리 처럼 울리고
하늘이 무너진다.

 

그때 나는 어릴 적,

강가에서 팔뚝만한 메기를 폭탄터지는 소리에 놀라 놓친 기억이 아스라이 떠 올랐다.

놓친 고기는 생각할수록 더 크게 여겨진다.

지금 생각하면 그 메기는 어른 팔뚝보다 더 굵었다해도 과장이 아닐 듯 하다.

그러나 기억의 저편엔 전깃줄에 매달린 엿장사아저씨의 살점들을 담으려 어른 너댓명이 사다리 아래를 붙잡고 올라가 살점들을 수거하던 모습이 지금 껏 지워지지 않는다.

첸모9단은 확실한 승리의 확신을 위해 주춤하다 10초바둑의 승리를 놓쳤다.

운명이다.

그래서 난 한달이 지난 지금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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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19-06-07 오전 5:00  [동감 0]    
일등 글에 내가 일등 댓글인데 시상 할 수가 없네. ㅇㅇ

알은 언제나 지금보다 나아질 여건이 무궁무진해서 나는 좋던데 ㅎ1ㅎ1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08
간만에 들렀더니 요샌 좀 훈훈 하군요.
가내평안 | 2019-06-07 오전 7:49  [동감 0]    
잘 읽었습니다.
625 전쟁으로 불발탄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민족의 수난사지요.
이 사람도 베팅해보니, 갑에 걸면 갑이 지고, 을에 걸면 을이 집디다. 나는 베팅 자질이 없다. 다시는 안 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팔공선달
06-07 오전 7:50
2000만 + 알파 ^^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08
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여.
리버리어 | 2019-06-07 오전 10:11  [동감 1]    
<첸모9단은 확실한 승리를 다지기 위해 주춤하다 10초바둑의 승리를 놓쳤다>
이 한줄의 멘트를 사랑합니다.

승리를 확신하고 오랬만에 올인 베팅한 바둑에서
대승을 예약한 필승의 바둑을
대국자가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포인트가 날라가 버렸다면.....
보통은 작전 대국을 의심하고, 그 기사에게 듣기 거북한 말들을 쏟아내기 마련인데
님은 그 실수가 결코 고의가 이니었다는 점을 이해하고,오히려 첸모의 입장에서 시간패한 이유까지 유추해 내려 하고있습니다.
베팅은 우리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기 때문에 그 결과또한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즐겨야 합니다.
좋은 글속에 우러나는 님의 아름다움 마음을 읽고 갑니다

팔공선달
06-07 오전 10:16
5천만 + 알파^^
리버리어
06-07 오전 10:22
저는 건전한 글을 응원하기 위해 댓글을 다는 사람이라 포인트는 안주셔도 됩니다.
아끼셨다가 다른 분들에게 주세요. 마음만 받습니다
팔공선달
06-07 오전 10:28
마음은 알지만 취지에 순응하는 멋도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사부님에게는 취향을 떠나 모든 글에 댓글을 다는 중형(?)을 내립니다. 험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09
늘 긍정적 자세로 광장 댓글 응원하시는 리버님이야말로 넘 훌륭합니다.
dbqudqns | 2019-06-07 오전 10:12  [동감 0]    
경쟁은 몸만 피곤해지는데, 베팅 또한 그러한데,
산다는 게 이러하니, 어쩌란 말인가?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고 바둑에 빠졌던 그 한때가 그립구나
팔공선달
06-07 오전 10:17
5천만 + 알파^^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11
그 것이 참....저도 급한 성격이어서인지 늘 올인이 말썽입니다.
프리미어 신청햇떠니 법인휴대폰이라 안되대네여...계좌루 송금해서라도 다시 도전
팔공선달 | 2019-06-07 오전 10:34  [동감 0]    
댓글의 중요성은 관심이겠지요. 글 쓴이는 점수보다 그것을 원한다고 봅니다
소통.
나의 소신이 옳을까 그를까.?
나의 감성은 보편적일까?
그것이 알고 싶어 내속을 내밀고 독자들의 내시경 결과를 본다고 생각 합니다.
인신공격의 오류를 뺀다면 나머지는 저는 정서라고 생각 합니다.
짜베 | 2019-06-07 오전 10:35  [동감 0]    
어릴 때 여기저기 뒹굴던 방망이 수류탄 가지고 총 싸움하고 놀았지요. 그것이 그렇게 무서운 폭탄인 줄도 모르고, 조그만 화약 파편들도 많아서 겨울에 불장난 할 때 집어넣으면 화악하고 불이 커졌지요.
팔공선달
06-07 오전 10:42
2천만 + 알파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12
짜베님 작가란 로마이야기 자알 읽고 있습니다. 힘내세여
韓國채플린 | 2019-06-07 오전 10:41  [동감 0]    
참 위험했던 떄의 이야기군요. 무지로 인하여 목숨을 잃게 되었으니 맘 아파요
팔공선달
06-07 오전 10:42
2천만 + 알파
소판돈이다
06-16 오후 7:54
댓글이 넘 많다보니 깜박 빼먹었군여.....감사합니당.
삼소로운 | 2019-06-07 오전 11:08  [동감 0]    
시간패 이후에 알된? 글쓴님과 그리고 똥통에 빠질사람은 ?....
이후....수백억대의 포인부자?가 생겨날듯 합니다...^^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팔공선달
06-07 오전 11:18
2천만+ 알파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12
응원 감사 캄사! 다시 도전 할거에염
팔공선달 | 2019-06-07 오후 3:02  [동감 0]    
글을 보지 않고 한 번 걸리면(지 아집에) 평생 안티 짓 하는 사람들
욕할 글엔 욕하고 좋은 글은 좋다고 하면 안 되겠지요.?
(썩은 자존심)
광장에 여러 소신(?)을 올리고 칭찬도 듣다가 욕도 먹을 때도 있고
그리고 욕한 사람 이해하고 욕할만하니 욕한다지만
일면불식의 사람들이 대다순데 굳이 글마다 찾아가 욕할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
꼭 해야만 한다는 사람은 명분과 나름의 소신도 있겠죠.
그건 당사자들 보다 보편적 정서가 판단할 일이고.

서로의 이견에 상식적으로 예우한다면.
그런 분위기 만들기 힘들더라도 나이 들어가면서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오고 싶고 가보고 싶은 작은 이유는
우리 모두 서로가 아쉽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글에서 나름 유추한 것은 결국 알이라면 그 모든 게 환경이 아니고
시작의 모순과 과정의 오류와 갈등 그리고 결과에 대한 아쉬움일 때
알로 모두 모여 원초적 본능을 나누지 못해도 그 기억이나 여운으로도
충분히 상생이 아니라도 반목할 이유까진 없다고 보고
스스로도 더 이상 나빠질 것 없는데서 시작하는 것이라 봅니다.

댓글 작가로 나서도 말이 많네요. ㅇㅇ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13
거 광장에서 시비걸 이유까진 없는데 말이에여....저도 백푸로 선달님 고견에 공감입니다.
못안 | 2019-06-07 오후 6:34  [동감 0]    
아픈 유월입니다...
소판돈이다
06-08 오전 1:14
못안님 간만의 왕림 진짜 고맙습니다....건강하세여...
팔공선달
06-08 오전 6:55
못안님 2천만 + 알파 ^^
팔공선달 | 2019-06-08 오전 9:13  [동감 0]    
글을 올리면 이정도 분위기는 되야지 암만.^^ (월요일 대창에서 지급합니다^^*)
백궁고수 | 2019-06-08 오전 11:21  [동감 0]    
팔공선달님 좋은일 하시니 소판돈이다님 어릴적 정서가 듬뿍담긴 글을보는즐거움이크네요
아버지의쇠주, 똥통,메기,초교의옛날 국민학교등등 그리고 리버리어님의 겸양지덕 향후 오로의 대창이 이런훈훈한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모든분께 정화된 마음의의 꽃이 피리라 기대합니다
팔공선달
06-08 오전 11:50
고수님 5천만 + 알파^^
wowlaud | 2019-06-08 오후 7:09  [동감 0]    
현재의 오로에서의 소판돈이다님 자신이 처한 베팅 환경과 아주 오래 전 육이오 전쟁 이후의 못살았던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 그리고 어렸을 적 비포장도로가 대부분 이었던 돌맹이들이 울퉁불퉁 솟아있어 아껴 신던 검은 고무신발에 부딪히던 길거리들을 돌아 다니며 쇠못을 주워 모으면 그당시 최고로 맛있었던 길다란 엿가락과 바꿔 주시던 엿장수 아저씨, 전쟁의 상흔인 불발탄의 위험을 무릅쓰고 먹고 살기위해 쇠붙이를 얻으려다 결국은 터져서 사라져 버린 엿장수 아저씨의 모습과 동시에 겹쳐지는 베팅한 중국 왕별의 유리헌 시간패에 따른 베팅포인트의 사라짐이 절묘하게 묘사된 글이군요. (__)
팔공선달
06-08 오후 7:21
억 소리나는 댓글이네요.^^ (월요일 대창에서 뵈요^^)
팍스이스트 | 2019-06-09 오전 6:06  [동감 1]    
판돈님, 소판돈 다 잃으셨네요. 뭔가 서운 하셨지만 글로서 보내 버리고 아련한 검정 고무신을 떠오르게 하시네요. 우리는 때로 달걀로 바위에 덤비죠,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건이 아무리 사소해도 우리는 그것 때문에 살아갈 이유를 찾는게 아닐까요 어디든 (惡漢)악한 만큼 (義人)은 꼭 있습니다. 사회를 지배하는 섭리는 묘하게 균형을 찾지요. 그게 세상이치요 오늘을 살아가야 할 이유도 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는 계속 도전해야 합니다 꼭 다이아로 오세요. 건강 하십시요.
팔공선달
06-09 오전 6:50
팍스님은 부자시니 노자 돈 2천만만. ㅎ1ㅎ1
한솔배사랑 | 2019-06-09 오후 5:25  [동감 1]    
참으로 오랫만에 광장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비유도 적절하고 내용도 있고 역시 글은 글쟁이가 써야 하나봅니다...ㅎㅎ
소판돈이다
06-11 오후 5:26
아스라한 저편에 잠자고 있는 기억의 무늬들은 늘 가슴 싸 합니당.....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쓰 | 2019-06-10 오후 9:59  [동감 0]    
소판동엉아 베팅만 대찬줄 알앗는디 글이 예술입니다. 넘치게 박수 드립니다.
소판돈이다
06-16 오후 7:55
왕림 감사 드립니당.
galaxyhy9 | 2019-06-12 오후 2:05  [동감 0]    
기가 막힌 내용이네요 잘 읽었읍니다 건강하세요
소판돈이다
06-16 오후 7:55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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