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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린 친구
글쓴이 팔공선달      조회 1191   평점 1790    수정일 2019-01-13 오후 3:37:00




14.

늘 일상처럼 새벽 4시에 일 나갈 준비를 마치고 컴터에 앉았다

10여년 이어온 새벽반 기우님들과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잊혀 져 가는 단골손님 한마음사붐님이 안 보이신지 오래지만

잊혀진 듯한 뀐지사붐님이 오셨는가 했더니 복어양식장님이 한참 안 보이신다

안보이면 걱정 되는데.

사실 건성인 듯한 인사로 보일 수도 있지만 모두 좋아서 하겠는가.

익숙함과 습관 같은

그 하찮은 듯한 알속에 대앙간 같은 그리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을 떨치는 연민도 있다.

 

늘 하듯 인사하고 점심시간에 들어와 눌러 앉았다

그 머시냐 떵말로 뛰라는 주문에 나도 모르게 승부욕이 나선 것이다

술 한상 차리고(소주에 갈치조림)

그래도 나를 믿고 배팅 하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이기고 지고했지만

승률은 높았다 해봐야 5.560%지만

친근한 분들이 모여 심심풀이 담배내기로 최근 오로의 무료함을 달래는 중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고.”

집이다 왜

빨리 좀 온나

 

30년 지기가 갑자기 죽었단다.

바둑은 누구의 쏠림도 없이 끝내기중인데 머리가 하얗게 비어 버렸다

던질 상황이 아닌데 어떻게 뒀는지 모르게 던지는 상황이 되었다

(죄송합니다) 하고 던지고 나왔다

 

직업적 만남이었지만 30여년 서로 가진 것 나누며 살아왔고 신뢰를 쌓아 왔는데

남자의 만남은 묘한 것이 상반된 정서와 상대에게서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한두 가지 소통의 이유로 반복된 오류를 범하면서 만나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맞는 친구를 만나기 힘들고

그것은 내가 희생하고 양보한 대가가 아니라 더 희생한 상대로 친구가 된다고 본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 보다.

 

친구를 위해 어무이 가실 때 쓸려든 상조를 내밀기로 하고 달려갔다

마지막 가는 길 내 마음의 손길이라도 보듬고 가라고.

그러나 거절당했다

가정사로 이혼한 상태의 집사람과 애들이 그 과정도 싫다며 오지 말라했다

나는 택시를 타고가다 거의 탈진 상태에 빠져 버렸다

 

다 왔는데요 손님.”

몇 번을 얘기했다는데 나는 장례식장 앞에서 넋이 나갔다

택시비를 넉넉하게 드리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또 재촉한다.

손님 저 영업.....“

6천원 거리에 2만원 줬는데 나는 10분정도라 생각 했더라도 나머지 요금은

2시간 이상의 대기료다

결국 성질을 부렸고 내 전문적 논리에 혼비백산했다

아니라도 아구통 날리려 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친구야 니 마음은 모두 안다 고마해라.”

그리고 바른말로 니는 계원도 아니니 나서지 마라.”

 

그 모임 내가 만들었고 부모 간병 때문에 10여년 공백에 자격 상실이란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상조를 내세우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아는 곳에 위탁하면서 얼마간의 성의로 하는 것이라는 말인데

그날 눈치만 보는 기사에게 근처 노래방으로 태워 달래면서 다시 돈을 건넸다

(항상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할 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건네고

김정호의 님부터 깡다구로 쭉 불렀다

그렇게 지기 죽은 날 나는 노래방에 갔었다

실컨 울었다

그리고 자판 당긴 오늘까지 일을 접고 술만 마시고 바둑만 뒀다

어무이도 첫날 같이 울다가 지금은 한숨만 쉰다.

 

 

늘 찾지 않았지만 내가 찾고 싶은 곳에 있었고

거적 없이 돼지 짊어지고 온

거울이 아닌 유리 같았던 내 친구
그래. 먼저가라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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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뀐지 | 2019-01-13 오전 5:00  [동감 0]    
朋有相責以善(붕유상책이선) ,친구란 착한 것을 가지고 나쁜 길로 가는 것을 서로 꾸짖는거 .선달님 연륜이 묻어난 이 글 중에 제가 배워야할 말씀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따라울기 | 2019-01-13 오전 9:00  [동감 0]    
또 보내셨군요...저는 다 털어버리고 와서 울 친구도 울어 줄 친구도 없네요
캔커피™ | 2019-01-13 오전 9:51  [동감 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우리권이 | 2019-01-13 오후 00:37  [동감 0]    
아이고 다 읽어도 와이리 답답노 ㅠㅠㅠ
명복을 빔니다.
수수도 | 2019-01-13 오후 4:48  [동감 0]    
뭐라 글을 올리나... 가는 데는 나이가 상관없지요 근데 30년 지기였는데 문전 박대 선달님 친구가 불쌍하네요 사람 사귀는 거도 집안까지 알아야 하는 지......
djdjswp | 2019-01-13 오후 5:55  [동감 0]    
(_ _)
누룽지비가 | 2019-01-14 오후 5:45  [동감 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이다해 | 2019-01-14 오후 6:10  [동감 0]    
D에혀
복어양식장 | 2019-01-15 오전 3:18  [동감 0]    
선달님 저는 건강하게 잘있습니다(몇일전 건가진단 결과도좋게나왔음)
노트북 고장으로 몇일 못왔습니다ㆍ 뭐 오로에 정떨어진 면도 있지만
고기뀐지
01-15 오전 5:34
팔공선달
01-15 오전 7:11
아....^^ 아침 게시판 산책에서 맑은 물소리를 듣네요. ㅋ
몬이 어쩌다 공짜 돌리기에서 나왔길래 동안 몇마리 모은 거 보냅니다 . ㅎ1ㅎ1
등태소천 | 2019-01-15 오후 8:59  [동감 0]    
바둑도 잘두시고 글도 잘 쓰시고 정도 많으시고...
낙지대그빡 | 2019-01-18 오전 9:35  [동감 0]    
엊그제 3차로 노래방에 친구랑 갔는데...주위사람은 상관않고 그렇게 악을쓰고
울면서 부르더군요. 그 친구도 누굴 잃었는데 제가 알아채지 못했나 봅니다.
선달님. 힘내세요!! 고인은 이미 마음을 알것입니다. 끝없이 평안한 곳으로 가셨길....
hrytufd | 2019-05-14 오후 7:13  [동감 0]    
선달님..좋은글 감사..근데 이해가 안가는게, 초대한 사람과 문전박대한 사람의 관계는 우찌
되는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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