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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프로기사의 글에 딴지
글쓴이 생생우동      조회 741   평점 740    수정일 2018-07-09 오전 1:28:00
심야에 삐딱한 시선으로 딴지 한 번 걸어본다
아래의 내용은 약 한 달 전에
모 프로기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
(전략)

70년 전부터 탑레벨 기사들을 우대하는 문화가
또렷이 정착된지라, 이미 인공지능에게 두점으로
털리는 수준임이 드러났음에도 보급기사 하대 풍조는
여전하다. 한국기원도, 바둑팬도, 동료기사도,
하다못해 '보급기사' 자신도 토너먼트 기사에 비해
자신을 낮추어보는 경향이 있다.

알파고가 가져온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사끼리
암암리에 존재하던 계급이자 사다리를 치워버린 데 
있다. 원래 탑기사는 마치 인도의 브라만, 보급기사는
수드라로 분류됐었다. 게다가 여자기사는 더더욱
무시당하며 살아왔었다. (항변하실 분 많지 않다.)

(중략)

기사는 누구나 보급기사 혹은 잠재적 보급기사이다.
그러니 시합이 됐든 저술활동이 되었든 해당 기사의
사회적 기여도에 따라 정당히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보급이란 단어 자체에 그간 프로시합에서의
승부가 안되어서 보급한다는, 폄하적 의미가 있으나
보급이란 단어 자체를 바둑계에서 몰아내야 할
것이다. 알파고 이후 우리 모두는 다같이 보급기사가
되었기 때문에 구분이 하등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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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겠다. 그리고 공감한다.
대중적이지 않은 바둑을 일반 사람들에게 '보급'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역할이고 반드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 글을 올린 프로기사의 생각에 굳이 딴지를 걸어보자면..

<1> 시합이 됐든 저술활동이 되었든 해당 기사의
사회적 기여도에 따라 정당히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 너무나도 지당한 말씀이다. 시합을 두는 프로만이 프로가 아니다.
저술활동, 강의, 지도사범을 하며 바둑을 보급하고 전파하는
수많은 프로기사들도 무시당하지 말고 정당히 평가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시합을 두어서 상금을 버는 사람들만 3~15%를 공제당할까.
저술활동으로 번 돈, 강의와 지도를 통해 번 돈, 바둑학과에서
교수를 하며 번 돈은 마찬가지로 바둑으로 일해서 번 돈인데
왜 그건 자기들 주머니에 그대로 가지면서 시합을 통해 상금 버는
기사들에게만 적립금을 모아 자기들도 다 같이 혜택을 볼까?

보급활동에 주력하느라 시합 상금이 제로에 가까운 기사들은
결과적으로 보급활동으로 번 돈은 전부 자기 주머니에 들어가고
시합 상금이 없으니 기사회에 내는 것은 없으며,
성적 좋은 기사들이 벌어온 돈 공제해서 혜택을 보는 셈이 아닌가.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으면 자신들부터 동등하게 행동하길 바란다.


<2> 이미 인공지능에게 두점으로
털리는 수준임이 드러났음에도 (중략)
기사끼리 암암리에 존재하던 계급이자 
사다리를 치워버린 데 있다. (중략)
알파고 이후 우리 모두는 다같이 보급기사가
되었기 때문에 구분이 하등 필요 없다.

☞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이다. 정상급 기사가 인공지능에게 지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프로기사들 사이에 존재하는 실력의 격차를 감추려고 하면 비겁하다.
알파고 아래에 너나 나나 똑같다는 생각은 얼마나 유치한 발상인가.

그렇다면 이 글을 올린 프로기사에게 제안한다.
보급'기사'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기사' 라는 직업을 없애자.
어차피 내 노트북에 깔린 엘프고 아래에서 당신과 나는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실력이 뛰어난 프로기사는 그만큼의 재능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파고에게 두점 털리는건 너나 나나 다를 바 없다는 유치한 논리로
엄연히 존재하는 프로기사들 사이의 실력차이를 감추려고 하지 말자.

추측컨데, 박정환과 알파고의 실력 격차보다
일부 프로기사와 박정환의 실력 격차가 더 크다.
그런데 이 둘 사이의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구분을 하지 말자?


<3> 여자기사는 더더욱
무시당하며 살아왔었다.

☞ 맞는 말이다. 여자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근데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남녀의 바둑을 엄격히 구분할 필요도 있다.
바둑이 스포츠가 된 이상 더더욱 남자바둑과 여자바둑은 분리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여자 배구선수인 김연경 선수가
자기 입으로 남자로 치면 중고등학생 선수보다 부족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김연경을 여자라고 무시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도
여자 중에서는 최고였지만 남자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김연아 선수의 기술들이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도 김연아를 여자라고 무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른 스포츠는 남자와 여자가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이기 때문에 굳이 비교를 안한다.

그런데 바둑은 남자와 여자가 한 대회에 출전한다.
여자기전은 있지만 남자기전은 없다.
다만 통합 기전에 출전해서 여자가 모두 떨어질 뿐이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연구생, 입단 대회를 따로 한다.
박정상9단에 의하면 대개 남자들은 1~2조 수준에서 입단하고
여자들은 3~4조 수준에서 입단을 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여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부족한 실력임에도
입단을 한다는 생각을 남자 입장에서 할 수 있다.

나는 1~2조 실력인데도 입단을 못하는데
쟤들은 여자라서 3~4조 실력인데도 입단하네.
그런데 여자들끼리만 따로 대회를 하면 몰라도
남자들이 다 출전하는 통합 기전에 쟤들도 출전하네.
나보다 실력도 없는 애들이 나도 못나가는 대회를 나가네 (남자 연구생 관점)

여자기사들은 우리 남자들 중에
입단 못한 연구생 애들 수준도 안되잖아.
그런데 얘들이 우리랑 같은 대회에 나와?
이건 실력 차이가 너무 나는걸 (남자 프로기사 관점)

남자바둑과 여자바둑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으로 간다면
여자기사들이 남자기사들에게 무시당하는건 너무 자연스러운 환경이다.
이것이 싫다면 이 둘을 보다 더 엄격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삐딱해서인지
길지 않은 페북 글 하나 보고 주절주절 써봤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다.
광장이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거리를 말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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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당 | 2018-07-09 오전 8:45  [동감 1]    
너무 예민한것 아닌가요?
보급도 승부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나서야 할일인데 토너먼트 기사라고 선민의식 같은것
갖지말자는 보편적 상식과 그릇된 관행 타파를 이야기 하는데 너무 나가신듯!
전체적인 문맥으로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해야지 수술하듯이 글의 부분부분을 가지고 재단해버리면 온
전한 글은 이세상 어디에도 존재할수 없습니다.
살나세
07-09 오전 7:58
공감합니다.
생생우동
07-09 오전 10:44
옳은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도 비판, 반박이라기 보다는 딴지라는 표현을 스스로
사용했죠 ㅎㅎ 이런 비판 하시는거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길지 않은 글을 읽
으며 제가 평소에 관심있던 기사회 공제 문제, 무늬만 프로인 실력없는 프로기사
들의 문제, 남녀차별 문제 등이 떠오르길래 작성해보았습니다. 마지막에 언급했
듯이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삐딱하여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감은 있으나
그렇다고 무작정 시비를 걸겠다는건 아니었습니다.
過猶卑怯 | 2018-07-09 오전 6:35  [동감 0]    
학창시절때도 그런 말 있지않았나요.. 밑에서 깔아주는.. 내신 받쳐주는 존재들이라는
그런 말처럼 전체 프로기사라는 특정집단자체를 한몸의 유기체로 두고 거기서 꼭대기를 차지하는 상부구조와 밑에 깔고 받쳐주는 하부구조로 전체적 구성을 완성하는 것으로 보자면 머리부위의 입과 혀 그리고 코, 눈, 귀, 촉각은 직접적으로 그 상금이란 음식을 맛보고 삼키고 냄새맡고 보고 듣고 식감을 느끼며 실컷 즐기는 과정을 지나게되면 소화되어 온 몸으로 분배되어 생명을 유지하는 것처럼 한몸뚱아리인 유기체적 조직으로 보는데..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사회 입장의 시각이 그럴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ㅏㄷ....
살나세
07-09 오전 8:02
적절한 비유입니다.
나는 님한테 사감이 없으므로 이렇게 글 올리면 100점 추천합니다. ^*^
過猶卑怯
07-09 오후 00:49
녜 ^^ 광장기숙사 <사감> 선생님....
자유♡ | 2018-07-09 오전 8:43  [동감 0]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실력 격차를 무시해선 안 된다는 건 공감합니다. 마치 100m 달리기를
볼트가 약 9.6초에 달리고, 일반 프로가 9.9초에 달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알파고와 박정환의 격차가 박정환과 프로의 격차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간단한 근거는 공동 연구를 하는 중국 정상급 기사들 중에
서 박정환에게 40~45% 정도 승리하는 기사들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기를 해
서 알파고에게 도전해도 자신있어할 중국 기사는 없으리라 보기 때문입니다.
와당
07-09 오전 8:54
실력격차를 인격격차로 오용해서는 안되지요.
실력이 있으면 상금많이 받잖아요. 그러면 족한거지 선민의식이나, 자만심을 가질 하등의 이유는 못됩니다.
자유♡
07-09 오전 9:26
자만심을 가져라고 쓴 글은 아닙니다.
인격격차를 언급하지도 않았고요..
순수하게 실력 격차만을 논한 것입니다.
생생우동
07-09 오전 10:46
예 저도 인격격차를 이야기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페북 글에서 인공지능에게 두
점 털리는데 무슨 구분이 필요하냐고 하길래 그래도 프로기사들 사이에서의 실력
의 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한겁니다. 실력이 약하다고 인격이 부족한건 아
닙니다. 하지만 프로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실력임에도 프로 명단에 이름을
걸쳐놓고 실력있는 기사들이 벌어온 상금 공제액으로 복지를 누리는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워낙 민감하게 반응을 해서..
와당
07-09 오후 00:29
조혜연9단의 글이 그런의도라는 소리입니다. 오해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생생우동 | 2018-07-09 오전 10:43  [동감 0]    
댓글로 의견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이 글을 작성한 것이 약간 오버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
습니다. 그래서 비판, 반박이라는 표현보다 딴지라는 표현을 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이 삐딱하다고 스스로 비웃었지요. 하지만 마지막에 말했듯이 그냥 시비를 걸자는건 아니
었습니다. 길지 않은 저 글을 보며 평소에 제가 관심이 있던 기사회 상금 공제 문제, 무늬
만 프로인 실력이 너무 약한 프로기사들, 그리고 요즘 핫한 남녀차별 문제 등이 떠올라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도 말했듯이 보급기사를 하대하면 안된다는 전체적인 주
제에는 매우 공감하며 오히려 보급기사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동등한 대우를 받고싶어 하면서 왜 기사회 적립금은 시합을 뛰는 토너먼트 기사들
의 몫인지 의문입니다. 알파고 아래 모두가 동등하다는 듯이 말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프
로기사들은 은퇴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자기사들이 무시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성했습니
다.
대자리 | 2018-07-09 오전 11:37  [동감 0]    
그 보급기사의 자격지심 아닌가 싶네여.
실력 있는 기사 몸값이 비싼 건 당연한 거고 신분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죠.그걸 굳이 알파고가 등장했으니 ``너나 나나 다같은 그저그런 프로다``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죠.그게 옳다면 인간 프로무대는 없어져야죠.보급기사도 함께.본인이 그동안 스스로 불가촉천민으로 여겨졌다면 본인의 정신세계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알파고와 일류의 차이,일류와 삼류의 차이는 전혀 문제가 아니죠.승부는 상대적인 거니까.
대자리
07-09 오전 11:44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가치는 희소성의 원칙에 따르는 겁니다.
세계타이틀은 당대에 극히 소수의 기사만이 차지할 수 있지만 보급하는 일은 줄을 섰습니다.보급도 물론 중요하지만 희소성에서 밀리는 겁니다.
비카푸리오 | 2018-07-09 오전 11:42  [동감 1]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글의 프로기사 의견에 더 공감하지만 생생님의 딴지 내용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이렇게 그런갑다 하는 내용을 세세히 분석하여 선명하게 지적하는 님의 왕성한 비판력을 존중하며 스스로 예민하다는 위축은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무척 유능한 자질을 갖고 있으니까요.100점 드립니다 ^^
過猶卑怯
07-09 오후 00:52
뭔가 기자정신 같은게 <생생>하게 꿈틀꿈틀대는 느낌? ㅎㅎ...
수정돌
07-10 오전 9:16
저 역시 공감합니다. 어느 보급기사(?)의 원문을 읽으면서, 저도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우동님 글을 읽어 보니 문장력과 분석력이 돋보이는군요. 특히, 상금 부분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원문이 [하대]나 [무시]를 지적하는 것은 여전히 옳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현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하대와 무시는 정당시되지 않을 일입니다. 우동님도 그런 점에서는 논점이 약간 어긋나게 글을 쓰셨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100점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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