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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할아버지의 녹슬지 않은 바둑 | 오로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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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할아버지의 녹슬지 않은 바둑
글쓴이 미강미소야      조회 967   평점 2500    수정일 2017-03-22 오전 7:21:00

녹슬지 않은 80대 할아버지의 바둑!
 
나는 대개 주말에는 쉬기 때문에 집근처 공원에 가서 약 1시간 가량 운동을 하고, 어르신들이 계시는 곳에 가서 바둑을 관전하곤 한다. 거기에는 바둑 말고도 장기판도 여러게 있는데,  점심 때쯤이면 어르신들이 하나둘 오셔서 바둑과 장기를 두고 계신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뛰는 두분이 있는데, 바둑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요즘 잘나가는 말로 이건 정말 "히트다! 히트"  그곳에서 총무일을 한다는 총무의 말을 들으면,  그 두분 어르신들 20대때, 프로 문턱까지 갔는데 아쉽게도 입단은 못했다고 귀뜀한다.

나도 그 80대 두 어르신들이 바둑을 두는 것을 여러번 관전해 보았는데, 바둑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 정도로, 눈빛이 살아있고, .아주 민첩하고, 잽싸고, 요긴한곳 빠지지 않고 정말 잘들 두신다. 그 두분 곁에는 관전꾼들이 많은데, 나도 어느덧 그분들 팬이 되버렸다.

서로 공제없이 흑과 백을 번갈아 쥐면서 바둑을 두는데, 여느 20대 젊은이 못지 않게 빨리 두고, 수읽기도 빠르고, 뚝딱하면 한판을 해치워 버린다. 계가도 잘하시고, 바둑 놓는 솜씨며, 조금만 늦게 둬도 어, 바둑두는 사람 어디갔나?  우수겟소리까지 하며, 정말 재미있게 잘도 두신다, 머리는 거의 대머리에 백발이지만, 바둑두는  것만보면 틀림없이 젊은분 같으시다.

나도 한때는 70년대에 한국기원에서 아마5단 자격증을 따고, 일반기원에서 사범이라는 대접을 받으며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 어르신 한분과 대국을 하게 됬다. 물론 내가 흑잡고 맞두었는데, 마치 오로 왕별같이 제한시간 0분에 초읽기 10초 1회처럼 두는것 같다. 만약, 시간을 재놓고 둔다면, 아니 까딱 잘못하면 시간패 하기에 딱이다.

내가 흑번이라서 초반 포석하고 정석이후 까지는 대등해 보였는데, 중반전에 돌입하자, 조금씩 내 바둑이, 아니 내 실력이 좀 딸리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고 맞부딪치면서 종반을 향해 내달렸다.  그런데 이와중에 바둑도 좋은 형세가 아닌데, 내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계가할것도 없이 그만 조용히 돌을 던지고, 어르신 잘 두었습니다. 다믐에 또 뵙겠습니다. 하고, 집으로 와서 샤워를 하고 복기를 해보았다. 빨리 두어서인지, 내 실력이 좀 모자라서인지 군데 군데 나의 작은 실수가 여러곳 있었다. 만약에 요기서 저렇게 뒀더라면, 비슷했을건데, 하필이면 그때 그 수가 안보였을까? 자책하며, 내일을 기약했다

약 한달후에 또 그 어르신과 바둑을 두었다. 이번에도 물론 내가 흑번이다. 마음속으로 지난번 같은 실수는 안해야지 하며, 좀 차분하게?  그래도 그 어르신 속도에 맞춰가며 두었다. 이번판은 얼핏봐선 끝내기 싸움같았다.  끝내기를 서로 열심히 부지런히 해가며 마지막 공배까지 메우고 계가를 했다. 계가를 해보니 나의 3집패였다. 또 인사를 하고 집에와서 대충 복기하고, 또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 흑잡고 또 지면 2점을 깔고, 또 3번 연속 지면 3점을 깔고 나도 한번 멋지게 둬봐야지 라고 되뇌이며, 그분의 평소에 잘 쓰던 방식과 정석, 포석 등, 그 분의 바둑을 내 나름대로 좀 연구를 해보았다.

근데 어느때부터인가 그 분이 안오셨다. 나는 주말에만 거의 쉬기 때문에 이번주에도 다음주에도 아니 한달, 두달, 6개월이 지나도 그 어르신이 안보였다. 그때, 총무가 그 어르신 요즈음 몸상태가 안좋아져서 집에서 요양하는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나는 속으로 어르신, 빨리 쾌차하셔서 지난번 마냥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고 싶습니다. 하고, 그 분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어르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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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강미소 | 2017-03-21 오전 9:51  [동감 0]    
도대체 어르신이 얼마나 잘 두시길래 나도 한번 구경하고 싶네요... 녹슬지 않은 바둑이라! 관전 한번 해보았으면 좋겟네요.
미강미소야
03-21 오전 9:56
정말이지 참 잘두십니다. 관전자 모두 감탄할 정도로 어르신답지 않게 빠르게 두고 형세판단도 잘하시고, 한판의 바둑 뚝딱하면 끝납니다. 만약 관전한다면 감탄이 절로 나오죠...
도라온맹호 | 2017-03-21 오후 7:11  [동감 0]    
나하고 두엇던 젊은이 신가?
요즘 몸이 좀.... 바둑도 못두는군요.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니 몸이 말을 안드네요.
좀 우선해지면 나갈테니 좀만 기다리슈... 바둑공부 열심히 하면서....ㅎ ㅔ ㅎ ㅔ ㅎ ㅔ
미강미소야
03-21 오후 7:41
네 그러세요 연세가 있으신데 몸조리 잘하셔야죠 댓글 가사합니다.
이파리존자 | 2017-03-21 오후 7:12  [동감 0]    
아주 잘두시눈 분이시구랴~~~)))
미강님 실력으루 몬이기믕 프론데 ㅋㅋㅋ
미강님 파이팅!~~
어르신 얼렁 쾌차 히세용~~~)))))
미강미소야
03-21 오후 7:44
네 엄청 잘두시는 할아버지, 어르신이더라구요.. 진짜 잘두십니다.
자유로운새 | 2017-03-21 오후 7:45  [동감 0]    
예적에 박포장기?를 길거리에서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바둑도 그렇군요 잘보았습니다.
미강미소야
03-21 오후 7:50
네 감사합니다.
다슬기마을 | 2017-03-22 오후 4:30  [동감 0]    
요즘 현세대에는 참 배울게 많은 글입니다 ~~~ 두어르신 건강 하셔서 우리 미소야 님하고 또 둘기회가 왓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 잘앍었어요 감사합니다
야웅이 | 2017-03-22 오후 4:51  [동감 0]    
ㅎㅎ
보라 | 2017-03-22 오후 5:16  [동감 0]    
걷다님이 소설 쓰시는건 아니쥬? 대단하신 어르신들입니다
가위바위보 | 2017-03-24 오후 8:53  [동감 0]    
집에 돌아와서 복기까지 하셨다니.... 미강님도 대단한 실력이신 듯하네요..^^
빗속의여인 | 2017-03-24 오후 9:06  [동감 0]    
이쁜글 질읽고 가요,,,
춤추는오리 | 2017-03-24 오후 9:07  [동감 0]    
좋은 글입니다..
낭군 | 2017-03-24 오후 9:13  [동감 0]    
좋은추억과기억을...가지시는미소님께...이 시대에뒷방사랑방을보는기분입다...훈훈야기잛읽고갑니다...
pm굿이브닝 | 2017-03-25 오후 5:23  [동감 0]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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