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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랬지요 |
| 글쓴이 학원시대 조회 1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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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녜웨이핑 9단과 일본의 다케미야 9단이 89년 소용돌이치는 세계 바둑계의 패주(覇主)로 떠올랐다. 또 한 사람. 미국 국적의 한국인 차민수(車敏洙) 4단이란 인물이 매우 이색적인 화제를 몰고 왔다. 녜웨이핑 9단에겐 89년 5월 닝보에서 조훈현 9단을 격파했을 때가 생애의 절정기였다. 전적은 2대 1. 나머지 두 판 중 한 판만 이기면 된다. 상금 40만 달러의 잉창치배는 이미 그의 수중에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 서울에 돌아온 조훈현은 양쪽으로 쫓겼다. 낮엔 서봉수 9단과 이창호, 밤엔 녜웨이핑의 얼굴이 강철손처럼 잠자리를 업습했다. 도쿄의 제2회 후지쓰배 세계대회에서 14세의 이창호가 출전, 관심을 모았으나 아쉽게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曺 9단은 6월, 숙적 고바야시 9단을 꺾고 8강에 올랐고 상승세의 徐 9단도 뒤를 따랐다. 그러나 이 대회의 히어로는 차민수라는 인물이었다. 미국대표로 출전한 車 9단은 야마시로(山城宏) 9단, 오히라(大平修三) 9단 등 쟁쟁한 강자들을 연파하고 당당히 8강에 올라왔다(그는 이듬해에도 조치훈 9단을 꺾고 연속 8강에 오른다).
> 일본의 매스컴이 차민수가 누구냐고 달라붙었다. 곧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직업은 프로 도박사, 나이는 39세, 1년에 1백만 달러를 버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포커의 고수, 70년대 초 한국 대학생 대표, 프로 초단이 되자 미국이민, 훗날 바둑 보급활동에 공로가 커 4단 승단, 시합 출전을 15년간 하지 않은 사람.
> 그런데 이런 사람이 바둑 외길을 걸어온 최고실력자들을 어떻게 연파할 수 있었을까. 車 4단은 여러 가지 의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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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승부를 하면 판단력이 좋아지고 시야가 넓어진다. 바둑을 꼭 열심히 두어야만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 "포커도 승부다. 모든 승부는 정신자세와 승부호흡이 중요하고 그 점에서 서로 통한다."
> "그렇지만 내가 이긴 건 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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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車 4단은 7월의 준결승전에서 절친한 친구인 조훈현 9단에게 우세한 바둑을 역전 당했지만 5개월간의 개회기간 내내 그의 스토리는 하나의 신화처럼 일본사람들을 홍분시켰다. 이후 그의 별명은 '세계 8강'이 됐다.
> 曺 9단은 다케미야의 우주류에 걸려 패퇴했다. 이후에도 曺 9단은 다케미야에게만은 이상하게도 힘을 쓰지 못했다.
> 曺 9단 스스로도 바둑엔 삼각관계가 있다고 실토한다. 예를 들어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밀리고 이창호는 녜웨이핑 9단에게 밀리고 녜웨이핑 9단은 조훈현에게 약하다. 얼마 전 녜웨이핑 9단은 曺 9단과의 진로배에서 최소 15집쯤 이긴 바둑을 큰 차이로 역전 당했다. 개구리와 뱀의 관계다. 무의식 속에 깊숙이 박힌 모종의 암시가 승리가 다가오면 강한 저항을 시작한다. 그것이 이기려는 의식을 꺾어 눌러 비몽사몽의 상태를 만들어낸다.
> 후지쓰배의 우승자는 다케미야였다. 우주류로 대회 2연패를 이룩한 다케미야는 일본 바둑팬의 영웅이 됐다. 모두들 그를 "멋지다"고 말했다. 승부를 초월한 듯한 낭만적 스타일로 장쾌하게 승리해 사는 멋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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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에 차4단이 승승장구하던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시는 글이네요.
옛날 임해봉9단이 일본바둑을 석권할때,그분처럼 대륙적이고
두터운 바둑으로 기풍을 바꾸려던 해프닝이 생각납니다.
친구들에게 "얍삽한 잔수바닥"이라는 야유를 듣지 않으려구
요.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만 기풍도 그사람의 기질과 무관
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다께미야는 자신이 좋아하는 낭만적인 바둑으로,당시의 3선위주 포석을,3선과 4선모두를 생각하는 지금의 포석으로 바둑의 흐름을 바꾸어 놨습니다.
이창호식 바둑이 각광을 받으면서,이기기 위한 바둑과 대비되는,자신의 꿈을 싣는 바둑을 두면서도 정상에 오른 다께미야의 바둑이 그립기까지 합니다.
한 사람이 걸어가면서,그의 주변을 이전과는 다르게 바꾼 사례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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