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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이기에....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457

나의 둥지를 비워야 할 시간이 가까워져 옵니다. 근심걱정으로 내 마음에 거미줄 집을 짓고 있는 나를 보면 나의 둥지를 비우고 보내야 하는 시간이 두려운가 봅니다. 이미 알고 있는 타인도 아닌 어떤 둥지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때가 되었건만 아직도 떨어진 꽃잎, 물위에 둥둥 떠 있는 그 그림자입니다. 내 마음을 말한다면 캄캄한 빛만을 빨아들이는 어둠의 상자입니다. 봄날의 화사한 햇살과 여름날의 눈부신 햇살과 가을날의 풍요로운 햇살과 겨울날의 영롱한 햇살을 나의 둥지가 아닌 어떤 둥지에서도 소중하고 아름답게 비추어지고 있음을 부담없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내가 여자이기에 생각해 보는 안락한 사치와 향락으로 꾸물거리는 위선인지도 모릅니다. 나의 마음이 쿵쿵 뜁니다. 나의 마음에 투명한 모습으로 비밀의 성을 지키듯이 꼭꼭 잠겨 있던 창문이 덜컹거립니다. 나의 둥지를 비우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가물거리는 추억속에서 보고싶은 벗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것처럼 그리움속에서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둥지를 비우도록 만드는 날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늘에 걸린 달님의 날로만 볼 수 있다면 내 마음의 날개로 우화등선하는 선녀가 될 것입니다. 2003년 1월 13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