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 오랫만에 금정산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고당봉 남서쪽 암릉을 타고 올라 가짜 금샘으로 해서
금샘, 남근석을 구경하고 내원암쪽으로 내려올 계획입니다
어산노송; 금정산 어산교 주변의 소나무를 바라보며 슬슬 걸어 오릅니다
당간지주도 바라보고, 숨어있는 샤프란과도 눈 맞추고
특이한 조계문 지나
불이문도 지나며 홀로 삐죽한 소나무도 바라봅니다
홀로 삐죽한 이 소나무 때문에 깨닳음 얻은 분이 있을 지 어찌 알겠습니까!
석등도 구경하고
탑도 구경하며
풍경소리 요란한 대웅전을 스쳐 지나
산문을 나서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특이하게 비구승이 있는 절에 비구니가 있는 대성암 지나
너덜아래 흐르는 대성은수 맑은 물도 지나고
지겨운 돌계단 올라
열평도 안되는 이름만 오천평 반석 지납니다.
아마 뒷편에 있는 너덜 전체를 보태면 오천평 될라나? ^^
북문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50분 소요 되었습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탓인 지 사진 찍기 놀이를 많이 한 탓인 지
벼락맞아 뒷편이 깨진 이전 표지석
세심정옆 풀섶에는 꽃들이 제법 보입니다.
(며느리 밥풀, 개발나물,산오이풀,이질풀,짚신나물)
오르다 보니 희안한 현수막이 보입니다.
누군가가 고당봉 표지석 뒷편에 거울을 부착한 모양입니다
거참 희안한 취미인 것 같습니다.
계단 조금 올라 금정산 서쪽 능선과 연결된 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이 바위가 나타나고 이 곳을 직등해도 되지만 겁이 나서 못가고
우측으로 가면 작은 바위를 넘으면 좌측으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수풀이 너무 빽빽해서 포기
다시 계단을 내려가서
다시 돌아 내려가서 왼쪽으로 돌아가며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이 곳은 오르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한번 올라보니
오르기는 해도 후퇴하기 어렵게 보여 돌아 내려와
옆의 바위를 올라 보았지만 긴가 민가 합니다.
다시 돌아 내려가 바위 옆을 따라가 봅니다
이 바위를 지나자 예전 초보자 탈출 코스가 기억납니다
이 코스는 왕래가 있는 지 길이 뚜렸합니다
혼자라서 겁이 나서 그냥 탈출로로 따라 오릅니다 ㅎㅎㅎ
고당봉 표지석 뒷편 서릉쪽입니다.
기암괴석들을 즐기는 사이에
안개가 몰려옵니다
아랫편 고모당 부근의 전망대쪽도 안개가 차오릅니다
안개가 덮히니 경관도 달라 보입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안개가 분위기 잡는 김에 막걸리 한잔으로 쉬어 갑니다 ^^
한 십여분 지나니 안개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천변만화 하는 날씨입니다
돌아내려가 고모당 한장 찍고
구름은 가득하지만 시계좋은 조망을 양껏 즐깁니다
금샘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계단을 내려 갑니다
계단옆의 이 암릉도 단골 코스였는 데 지금은 영 겁이 납니다^^
가짜 금샘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가짜 금샘은 건너편에 있어 바위 틈을 내려서서 가던지 살짝 건너 뛰던지
중간 바위는 흔들바위입니다. 슬쩍 밟아도 흔들립니다
바위 사이에 눈처럼 보이는 이상한 바위 구멍이 있습니다.
주변 바위도 초록 이끼가 있어 이상하게 보입니다
보통 바위 구멍은 벼락 맞은 자리가 대부분인 데 벼락 맞은 자리도 아닌 것 같고
아무튼 외눈박이 도깨비 눈 처럼 보입니다 ㅎㅎㅎ
뒤돌아 보는 고당봉은 제법 멋지게 보입니다
가짜 금샘 ... 지금은 오히려 이 곳이 진짜인 것 같습니다
예전 금샘을 처음 볼 때처럼 노란 모래가 깔려 있고 ...
가짜 금샘봉을 돌아 내려가서 한장 찍고
언제나 멋진 진짜 금샘 풍광
남근석 찾아 봅니다.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주변 지형은 흙인 데 어떻게 바위 기둥이 솟았을까?
내원암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 가다가 마당바위를 만나
조망 한장 남기고 아무 생각 없이 내려가다 길을 잘못 들어서 금강암 방향으로 갑니다
예전에는 금강암 윗쪽에 발달된 너덜을 타며 즐거워 했는 데
오늘은 영 아닙니다. 너덜의 크기도 크고, 빠질까 후들거립니다. ㅎㅎ
한 100미터의 너덜을 20분쯤 걸린 것 같습니다
(장산에 가서 너덜타기 연습을 좀 해야 되겠습니다)
비목나무
너덜 아래를 흐르는 대성은수를 바라보며 금정산 산책을 마칩니다
가을의 추억
강물같이 세월 지난 추억은 낙옆처럼 떨어진다
화려한 단풍 같기도, 흐릿한 그림자 같기도 한
삶의 나이테 속으로 서서이 스며든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지 가랑이 사이로 얼음같은 바람 알갱이가
흔들리는 기다림 한가닥을 붙든다
바닥에 떨어진 낙옆은 바래져만 간다
여태 찾았던 탐미의 시간은 헛되지나 않았을까?
이제 내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나 될까?
청춘의 달디 단 추억만 생각하며
애써 스러지는 기다림을 붙잡는다
아직도 남아있는 욕망이 재로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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