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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스쳐 지나갔던 남부능선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지리산 자락을 찾았습니다 

영신봉에서 흘러내려 지리산 청학동 하고도 삼성궁에서 기가 맺혔다는

청학동 도인들의 얘기를 떠올리며 황금 능선과 함께 남으로 뻗어 내린 

대표적인 남부능선의 삼신봉을 찾았습니다. 세석의 윗쪽 영신봉에서 시작해 

삼신봉, 상불재를 거쳐 형제봉까지 이르는 긴 구간도 가보고 싶긴 하지만

이제는 실력도 체력도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차창으로 빗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니 살짝 불안합니다.

염천에도 능선에서 찬비를 맞으면 저체온증도 올 수 있는 지리산이기 때문입니다

지날 때 마다 찍어 보는 낙동강의 풍광 지나고 

청학동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삼신봉 터널이 있어 단성에서 중산리 지나 거림 지나면

금방 도착하지만 오래전에는 묵계쪽에서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가는 교통편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가랑비가 내리고 운무가 자욱합니다. 오늘 같은 날 조망은 꽝인데 갈등이 생깁니다 

양반체면에 비 맞고 추리한 모습으로 돌아 다니는 것이 잘하는 짓인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정해진 코스는 삼신봉 - 상불재 - 불일폭포 코스 입니다  

제법 길기도 하고 비가 와서 미끄러운 너덜 길을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데 내키지 않습니다만 여기까지 와서 

쌍계사 관광이나 할 것 같으면 오지 않음만 못해 하여튼 시작해 봅니다 

엄청나게 큰 거미줄을 지나고

오름길을 시작합니다

얼마전 내린 비로 계곡에 물이 가득합니다

역시 계곡에는 물이 많아야 보기 좋습니다

갓걸이재까지 오르는 길은 지리산의 대부분의 길처럼 

잔돌들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돌길입니다 

오늘은 며칠전 내린 비로 물소리가 요란 합니다.

가랑비 내리는 숲에는 비밀스런 사연을 품은 안개가 가득하고 

갓걸이재에 올라 한숨 돌리고 삼신봉을 향합니다

비에 젖은 돌들은 많이 미끄러워 진행이 더딥니다 

며느리밥풀 꽃

짚신나물 

큰까치수염 

삼신봉에 도착합니다. 외삼신봉은 갓걸이재에서 우측으로 가야되는 데 

비탐구역이기도 하고 갔다 와야 되어 조망도 없는 오늘은 비추 입니다  

혹시라도 하늘이 잠시라도 열려 이런 풍광을 기대 했는 데 ...  

삼신봉에서 상불재 멀리 형제봉까지 이르는 

이 긴 능선은 바위가 보기보다는 많습니다

여유만 있다면 바위공부하면 매우 재미잇을 것 같습니다 ^^

내 삼신봉 오르는 석문 지나 

신선대라고도 불리는 내삼신봉에 도착합니다. 

삼신봉정(頂) - 삼신봉의 정수리, 삼신봉중 최고봉이라는 말 입니다만

정(頂)에 얽혀 있는 얘기는 쌍계사의 얘기도 얽혀 있는 복잡한 얘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개만 없으면 주변 풍광이 멋질 것 같은 데 ... 

쇠통바위도 보이지 않고, 하동독바위도 보이지 않습니다 

통천문 내려서고

병조희풀 

송정굴에 도착해서 한숨 돌리고, 송정굴은 송정 선생의 피난처 였다고 송정굴이라 합니다 

길가의 바위들이 제법이긴 하지만 비가 와서 그냥 스치고 지나갑니다

참취 

참나물꽃

예전 기억으로는 어렵지 않고 재미난 코스였는 데 

오늘은 비가와 바위가 미끄러워 그런지 발아래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산오이풀 

모싯대

쇠통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뒷편으로 올라가다 보면 열쇠구멍처럼 홈이 나 있다고 쇠통바위랍니다

그리고 청학동에 있는 열쇠바위로 쇠통이 여는 날 

천국이 열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ㅎㅎㅎ  

다시 능선길을 이어 갑니다. 

온갖 잡목이 길을 가리고 있어 금방 옷이 젖어 물이 줄줄 흐릅니다

진행한지 2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 데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동 독바위쪽입니다. 청학동에서 보면 덩치 큰 쇠통바위보다 

이 독바위가 훨씬 잘 보입니다. 지리산 자락에는 독바위라는 이름은 3개가 있습니다. 

산청, 함양, 이 하동 독바위가 있습니다

안개가 너무 심해 전모를 볼 수도 없을 것 같아 가다가 되돌아 왔습니다 

이런 산죽밭은 물만 털어내면 되기에 오히려 편합니다 

상불재에 도착해 한숨돌리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안개는 숲속의 가득한 비밀들을 가꾸어서

물방울에 담아 땅위의 생물들에게 고루 불어 넣습니다

계곡이 너덜 아래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너덜 아래로 물소리가 요란 합니다 

갑자기 발 아래가 미끄덩 합니다. 3초 쯤 정신이 아득해 집니다. 

앞으로 너덜에 다이빙을 했습니다. 양쪽 무릎이 부어 오르고 양팔에 생채기가 나고

바지는 찢어져 버리고, 손가락은 부어오르고 왼쪽 다리는 경련이 내립니다  

한 십여분 추스리고 진행하지만 미끄러운 너덜길이라 ... 

그래도 가야되어 꾸역꾸역 내려 갑니다 

불일폭포 입구에 도착해서 오늘의 하일라이트를 보러 갑니다

 엄청난 높이입니다. 관람대에서는 한번에 들어 오지 않습니다.

몇장씩 이어붙혀 전체를 만들어 보고 ...  

오래전 지눌선사의 수도처인 불일암을 스쳐 지나갑니다

 건너편 바위벽 한번 바라보고

쌍계사 야영장 경관 구경한번 하고 

삼옆국화

환학대 구경하고

쌍계사로 들어 섭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운해가 멋집니다  

한 몇시간 빨리 날이 개었으면 환상적인 풍광을 구경했을텐 데 아쉽습니다 

섬진강 포구 지나며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이순 즈음에

땀흘리고 뚜벅이며 길을 찾는다

눈 크게 숨어있는 아름다움 보고

작은 풀잎에 열린 소리도 들어

오랜 미련의 씨앗 하나 심어보지만

낙옆위에 새로운 낙옆 쌓이듯

오랜 추억위로 새로운 추억 덮히지만 

불현듯 미련을 뚫고 올라오는

상처같은 기억이 가시를 드러낸다

아! 이제는 알수가 있네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그 말과

말할 수도 전할 수도 없는

이순 즈음의 상실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