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천의 칠월 한가운데에서 괴산의 군자산을 찾습니다. 

몇해전 괴산 돌집앞에서 바라보던 군자산 능선이 아주 멋져 마음에 두고 있었고

지역도 속리산 권역이고 이름도 군자산이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군자란 어질고 학식이 높은 사람을 말하지만 

그 모습을 살펴보면 거칠지 않고 예의 바르며 

친절한 배려로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이를 말하니 

군자산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 지 기대가 됩니다 

쌍곡계곡 지나며 소금강을 찍어 보지만 버스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도마재 입구에 내려 쌍곡계곡의 맑은 물과 

계곡의 이쪽 저쪽을 구경하며 도마재로 향합니다 

도마재 오르는 칠월의 녹음 가득한 숲에서 몸과 마음은 상쾌하지만

바닥의 잔 너덜은 걷기에 상당히 신경 쓰입니다. 

오래전 정비되지 않은 지리 주능선길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생명의 기운이 넘쳐 흐르는 숲,

발걸음 잡는 잔 너덜을 지나 

도마재에 도착해서 숨 한번 고르고 

군자산을 향합니다

군자산 오르는 능선길도 도마재 사면길과 마찬가지로 너덜천국입니다 

능선 뒷편에 정상이 숨어 있는 건너편 남군자산 능선

처음으로 트이는 전망대 아닌 전망대에서 맞은편 보배산과 칠보산이 보입니다 

별 재미있지도, 스릴 넘치지도 않은 지저분한 너덜  

수려하지도 않은 바위봉우리

멀리 군자산 정상과 보배산 풍경이 펼쳐집니다 

처음으로 만나는 전망대다운 전망대입니다 

뒷편으로는 희양산 같은 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홀로 쓸쓸한 원추리 지나자 

오래전 설악에서 보았던 솔나리가 몇그루 보입니다  

예전에는 예쁜 꽃 때문에 남획이 심해 보호종으로 지정 되었지만 

요즘은 개체수가 늘어나 몇년전 보호종에서 해제 되었습니다

대구 이상의 위도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부산 경남에서는 보기가 힘든 꽃인 데 재수입니다

지저분한 바위 넘어

점심 요기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걷습니다 

바위에 붙어 있는 돌나물

흐트러진 모습의 땅비싸리  

추리한 까치수염과도 눈맞추고 

향기 진한 연잎 꿩의 다리 꽃을 구경합니다. 이파리가 연잎처럼 생겼습니다  

정상아랫편 전망대이지만 고사목으로 시야가 많이 가립니다 

조망도 없고 볼품도 없는 표지석 지나 소금강으로 하산 합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 방향입니다 

솟대(촛대)바위 지나고

바윗길을 따르다 보니 

어라? 줄줄 미끌어지는 바위 사면을 지나고 있습니다  

작은 절벽을 내려설 때까지 별 생각은 없었지만 

마주 보이는 바위벽을 보고 나서야 길을 잘못 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GPS로 확인해 보니 혼자 놀고 있습니다.  헐 ... 산이 길을 속이고 있습니다

한 이백미터 올라 갈려니 짜증이 밀려 듭니다    

그래도 짜증을 꾹 참고 나뭇가지와 잔돌들이 뒤섞인 길을 따릅니다 

순한 길도 아니고, 암릉길도 아닌 지저분한 길들이 연속됩니다  

전망대 만났지만 새로운 경관은 아닙니다. 앞에서 본 경관의 재탕입니다 

계단길 내려오며 이젠 순한길 나오려나 했지만 

한술 더떠 로프 구간이 나타납니다. ㅎ 

하늘벽 전망대에서 사진 한장 남기지만 이번에는 해가 방해를 합니다 

전망대 쉼터 지나고 

 주차장으로 걸어가며 주변을 살펴 봅니다  

저녁먹고 괴산돌집,초원의집을 관람합니다  

보기 드문 미선나무 입니다. 활짝 피었을 때는 제법 볼만 합니다  

밀리언골드 

이 모습을 바라보고 기대를 했었는 데 ... 

누가 이름을 지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잘못 지은 것 같습니다.

험하고 힘들다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험하고 힘든 산이라도 산의 품격이 느껴지는 그런 산이 있지만 

이 곳 군자산은 아닙니다. 속리의 품격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위군자나, 폭군이라면 얼추 비슷해질 것 같습니다

부산 산쟁이들의 영원한 빼아뜨리체인 금정산이 훨씬 더 군자에 가깝습니다

쌍곡 계곡 물놀이하는 애들을 보며 여정을 마칩니다  

칠월 한가운데 서서

오래전 남군자에서 첫모습 보았고

몇해전에는 괴산돌집 지나며 보았지

산세에 혹하고 이름에 이끌려

군자라는 경계의 언저리 옅보려

잔너덜 성가신 도마재 오르고

조망없이 거친 능선 땀 흘리며

멀기도 먼 괴산 군자를 찾았건만

탈속한 속리의 모습 간 곳 없고

상스럽게 튀어나온 거친 돌길

예의없이 삐져나온 나무 뿌리

품격 사라진 능선과 불안한 내리막

내내 불편한 만남이었구나

세상 흐르는 말이나 스치는 모습 

모두가 진실은 아니라지만

오늘 만난 군자는 위군자였구나

세상사 생각같지 않음을 이미 알지만

허전함에다 아쉬움 한조각 더하네

...

吾는 소금강 능선에서 군자 찾았지만

벌써부터 쌍곡계곡 바위틈에 숨었으니

칠월 한가운데 폭염속을 혼자서 헤메었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처럼

누구에게나 힘든 칠월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