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투와 삭감[削減]

이 말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쾌 바둑책을 많이 보거나 바둑 시청을 많이 한 사람일 것으로 여긴다.

바로 바둑에서 등장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 중 “삭감”이라는 말이 나에게는 유독 거슬린다.

바로 일본말을 그대로 직역했기에 그렇다.

그리고 이 말과 거의 동일체로 쓰이는 말이 “지운다”는 말이 있다.

이 역시 일본어감이 진하게 우러나는 용어이다.

그래서 이 두 용어를 바꿔볼까 한다.

“삭감”은 “깍기”로, “지운다”는 “깍아간다”로 한다면 훨씬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삭감의 뜻인 “깎아서 줄인다”라는 의미가 매우 잘 표현된 말이라는 생각이다.

과거 1980년대까지는 일본이 바둑에 관한한 선진국이었고 우리나라는 사실상 일본으로부터 바둑 문화를 수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와야 진정으로 실력 있는 프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래서 조남철도 조치훈도 조훈현도 그 길을 걸었었다.

그때까지 바둑책은 대부분 일본에서 출판된 것이었으며 특히, 일본의 명인본인방전 해설집을 우리나라 프로들은 꼭 봐야하는 교과서처럼 여겼고, 바둑에 관한 에피소드와 전설들도 거의 모두 일본에서 비롯되었다.

본인방가의 내력을 아는 것이 바둑을 잘 아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었을 뿐만 아니라 전설이 깃든 속담 같은 “삼패 빅은 불길하다”는 말도 다 일본의 한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지금이야 한중일중 가장 실력이 쳐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바둑 용어가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 용어 중 오랫동안 거슬리던 “삭감”과 “지운다”라는 말이 퇴출되고 더 익숙하고 적합한 우리말인 “깍기”와 “깍아간다”로 바꿔지기를 기대한다.

※ 다음은 재미도 없고 거의 팬들의 관심이 없는 우리나라 바둑리그를 재미있게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한다.

https://blog.naver.com/bogsil2066/221403560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