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배운지 어언 50년이 되었다,  오로바둑에서 둔지도 17년이 되었다. 창사때부터 두었으니까. 오로사이트의 내 대국을 보면 거의  20,000국에 육박하고 있다. 오랜만에 오로광장에 글을 한번 올려본다. 이글이 합당치 않다면 독자께서는 읽고 머리속에 지우던가 운영자라면 삭제해도 좋다. 단 바둑을 사랑하는 만큼 올리고 싶기 때문이다.

신년 새해 벽두에 바둑에 관해 밝고 좋은 희망찬 얘기를 해야하는데 우울한 이야기를 꺼내 미안하다.  우리나라 바둑 장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기원은 명심해서 듣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 . .

지금 우리 한국바둑은 위기다. 위기를 넘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도 바둑본산이나 관계자들은 수수방관 손을 놓고 쳐다보기만 하고있다. 중국은 워낙 인구가 많고 현재도 바둑 붐이 일고 있으니 쇠퇴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일본의 경우는 역사와 전통이 있어도 곧 우리나라를 답습할 것이다. 몰락의 길을 걷는다는 얘기다.

왜 한국 바둑이 몰락하는가?

첫째, 바둑 인구다.

바둑전문가들이나 매스컴, 특히 한국기원에서는 어리석게도 우리나라 바둑 인구를 700만이니 800만명이니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인데 과연 맞을까?

아니다. 허황된 숫자다. 다소 오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바둑인구는 불행하게도 10만명 내외다. 10만명... 합리적인 계산을 산출해 보겠다.

우리나라 시 군이 총 230개라고 치면 각 시군에 바둑 두는 인구는 고작 100명 내외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바둑이라는 게 어떤 게임인지 아는 정도다.  그걸 지금까지 바둑 인구로 잡아왔다. 한 시군에 바둑인구가 100명이라고 하면 전국을 합하면 23,000명이다. 큰 도시가 있으니 배 정도로 잡으면 46,000명이다. 줄잡아 5만명 밖에 안된다. 거기다 프라스 알파를 더 보탠다고 해도 10만명이다. 그게 바둑인구다. 틀리는가?.

군에는 바둑을 두는 기원이 전국적으로 거의 없다. 있어도 몇 군데다. 시의 경우는 대체로 5개 미만이다. 충북 제천시 같은 경우는 매년 청풍명월 전국바둑대회를 거창하게 여는 도시인데도 오래전부터 기원 하나 없다. 이해가 안 간다면 바둑사이트를 얘기해야겠다. 

 타이젬이 큰편인데 하루 들어오는 사람이 약 15,000명 선이고, 오로의 경우는 12,000명,
큰 대국이 있을 경우에 15,000명이다. 다른 사이트가 몇개 더 있는데 우리나라에 바둑 사이트가 총 5개가 있다고 할 경우, 한 사이트마다 15000명이 들어간다고 하면 모두 합해야 75,000명이다. 어떤가? 75,000명이라고 했는데 앞서 시군의 바둑인구 50,000명과 비슷한 숫자 아닌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바둑인구는 실제 그것 밖에 안된다. 그러면서 700만이니 800만이니 하고 있다. 또 바둑두는 사람들도 그 정도로 믿고있다.

둘째, 바둑인구의 계층이다..

나무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도 무성하고 열매를 맺듯 바둑도 마찬가지다. 젊은 밑거름이 많아야 번창하는데 바둑 계층을 살펴보면 10대 어린이가 몇백명, 기껏해야 전국에 몇천 정도이고, 20대, 30대, 40대는 거의 없는 상태다. 눈을 씻고 찾아봐라 바둑두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 그리고는 50대 이상의 노인계층뿐이다..

작년 12월 초순, 대천에서 열린 생활체육주관 전국바둑대회에 충북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전국에 약 350여명의 시도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었는데, 유심히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 보았다. 결과 10대, 20대, 30대는 하나도 없었고, 40대가 겨우 10명 내외일뿐 나머지 그러니까 350명 참가자 중 340명은 50대, 60대, 70대였다. 그중에서도 60대가 가장 많았다.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한국바둑의 몰락을 의미한다. 50대~ 70대 장년 노년들이 늙고 병들어 바둑을 더 둘 수 없다면 그때는 바둑이 멈춘다면 얘기다. 모르긴 몰라도 그 이후는 바둑은 훈민정음하례본 같이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그런 시기가 올 날은 불과 1~20년 밖에 남지 않았다. 

셋째, 정부 정책자들과 후원 기업체의 관심도다. 

갈수록 관심과 후원이 쇠퇴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바둑은 정신문화를 함양시키고 두뇌를 개발하는 스포츠요, 운동이라고 하며 전국 애기가가 1천만명, 프로기사가 400명 등등 하면서 그나마 정부의 미약하나마 지원도 받고 기업의 협찬을 받아 바둑의 명맥을 잇고있고,  또 전국체육대회에 가입했다고 부산을 떨기도 하지만 모두 일시적인 현상이요, 허상이다. 바둑에 관심이 없고, 바둑을 이해하지 못하며, 바둑을 스포츠가 아닌 오락 정도로 인식하고있는 사람들 앞에는 중흥은 고사하고 몰락을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끝으로 이를 타개할 바둑 중흥책이다.

 이 부분은 한국바둑의 본산인 한국기원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고 얘기가 길어져 그만 여기서 끝내야할 것 같다.